기업들 탄핵 정국 속 연말 행사·메시지 최소화
'CES' 행사 통해 기지개 켤 듯…삼성·LG·SK 참가
탄핵 정국 속에서 주요 기업들이 대내외 행사와 메시지를 자제하는 등 다소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사진은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탄핵 구호를 외치는 모습. /장윤석 기자
재계가 탄핵 정국 속에서 대내외 행사와 메시지를 최소화하는 등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연말까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조용히 'CES 2025' 전시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12·3 비상계엄 사태 후 주요 일정을 취소하며 비상 대응에 나섰던 주요 기업들은 현재도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이 안정을 되찾았으나, 탄핵 정국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고려해 물밑 대비책 마련에 분주하다. 이에 다소 떠들썩해 보일 수 있는 연말 행사·메시지는 자제할 것이라는 게 다수 기업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인사 이후에는 조직을 재정비하며 차분하게 연말을 맞는다. 자사 서비스·제품 준비, 홍보에는 큰 지장이 없다"면서도 "(뒤숭숭한 분위기를 고려해) 이목을 끌만한 행보에는 신중을 기하고 있는 건 맞다"고 밝혔다.
경제단체들도 잔뜩 움츠린 모습이다. 정국과 관련한 논평 등을 일절 내지 않는 것은 물론, 정부·국회 인사와 함께 일을 꾸릴 수 없어 대외 활동이 축소된 상태다. 거의 유일하게 한경협이 최근 혼란스러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중요도 높은 일정을 소화했다. 한경협 회장단과 4대 그룹 임원들은 미국에서 한미재계회의 총회를 열고 트럼프 2기 출범에 대비한 비즈니스 미팅을 가졌다.
기업들은 이처럼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며 내년도 사업을 준비할 계획이다. 삼성과 LG 등은 이달 중하순 각각 글로벌전략회의, 사장단협의회 등을 열고 내년도 경영 전략의 새 판을 짠다. 핵심은 탄핵 정국과 글로벌 경기 침체, 트럼프 재집권 등 최고조에 달한 불확실성과 관련한 우려를 덜어내는 것이다.
대규모 행사를 재개하는 등 기업들이 기지개를 켜는 시점은 내년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1월 7일부터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통신(IT) 전시회 'CES 2025' 행사를 조용히 준비하고 있다.
기업들은 국정 대혼란 상황에서도 내년 초 열리는 'CES 2025'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진은 올해 초 열린 'CES 2024'의 삼성전자 전시 부스를 방문한 관람객들. /김태환 기자
기업들은 'CES 2025'에서 인공지능(AI) 사업 청사진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삼성전자는 행사 개막 하루 전 '모두를 위한 AI, 경험과 혁신의 확장'을 주제로 프레스콘퍼런스를 연다. 여기에서는 삼성전자 홈AI 전략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LG전자 역시 자사 혁신안·비전을 공개하는 월드프리미어를 개최하고 '공감 지능과 함께하는 일상의 라이프스 굿'을 주제로 AI 역량을 뽐낸다.
SK그룹의 전시 키워드도 AI다. 회사는 지난달 'AI 서밋 2024'를 열고 보유 AI 역량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더해 글로벌 AI 혁신, 생태계 강화에 기여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CES' 전시는 AI 반도체를 미래 먹거리로 삼은 SK하이닉스와 통신·AI의 융합을 추진하는 SK텔레콤 등 주력 계열사들이 이끌 예정이다. SK 관계자는 "'AI 서밋'에서 강조한 부분이 'CES' 전시에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LG이노텍은 미래 모빌리티 단독 테마로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미래 유망 산업 분야를 선도하는 글로벌 혁신 기업들의 다양한 신제품·기술을 대거 전시할 방침이다.
재계 총수 등 주요 기업인들도 'CES 2025'를 통해 대외 행보에 다시 시동을 건다. 앞서 2년 연속 'CES' 현장을 찾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재방문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며, 구자은 LS그룹 회장도 LS전선, LS일렉트릭 등 주요 경영진과 함께 업계 최신 동향을 살피기 위해 라스베이거스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과 조주완 LG전자 사장도 'CES 2025'에 참가, 각사 기조연설 무대에 오른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며 "이번 'CES'는 위기 극복의 열쇠가 될 혁신 기술을 어느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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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락(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