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은 내년 말 미국 대표 증시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평균 8% 더 올라 655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셈이지만 올해 상승률인 28%는 물론 이 지수의 과거 연평균 수익률인 약 11%보다 낮은 수준이다.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감으로 강한 랠리가 이어졌던 올해만큼의 상승세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10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HSBC, 골드만삭스 등 미 월가를 대표하는 10개 주요 은행들은 내년도 미국 증시에 대해 이 같이 전망했다. 이들은 S&P500이 지금부터 내년 말까지 평균 약 8%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S&P500이 연초 대비 180% 오른 엔비디아나 73% 상승한 메타 등 빅테크 오름세와 대선 호재 등에 힘입어 28% 급등한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또 지수의 과거 연평균 수익률인 약 11%보다 낮다.
투자 전략가들은 내년 미국 증시가 트럼프 2기 출범과 맞물려 좀 더 신중한 분위기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에 의견을 모았다. 특히 빅테크에 대한 투자는 유의할 것을 권했다. 바클레이즈의 전략가인 베뉴 크리슈나는 미국 빅테크에 대해 “AI 투자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은 아직 보여주지 못했고 열정만 지나치다”며 “이런 종류의 예외적인 수익이 계속되는 것은 비현실적이기에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빅테크와 미국 주식은 여전히 충분히 가치 있다”고 부연했다. 빅테크의 실적 둔화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분석가들은 엔비디아와 아마존, 테슬라 등 미국 6대 기술 기업의 최근 분기 수익이 평균 33% 증가했지만 내년에는 16%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략가들의 신중한 태도는 미국 증시가 지나치게 오른 것과도 관계가 깊다. 미국 증시는 수년 간의 강한 상승세에 힘입어 지난 100년의 기록 중 사상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FT는 1980년대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국 주식의 30% 정도를 차지했던 미국 주식이 현재는 70%를 차지하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일부 은행은 여전히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내년 말 S&P500이 70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는데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세계가 성장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도이체방크의 수석 미국주식 전략가인 뱅킴 차다는 특히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힘입어 S&P 지수가 랠리를 이어갈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는 “은행이 기업 수익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현재 분기당 2750억 달러 규모로 진행하고 있는 자사주 매입을 내년에는 약 3250억 달러까지 늘릴 것”이라며 “미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분명 높은 수준이지만 유지될 가능성이 높고 더 높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역시 S&P500이 6666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은행의 주식 및 퀀트 전략가인 사비타 수브라마니안은 “부채가 많고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은 많은 기업이 지수에서 강등되고 수익성이 더 높은 기업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면서 지수는 더 상승할 동력을 얻었다”고 분석했다.
또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시행할 잠재적 관세 정책 등 불확실성에는 대비해야한다면서도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도 없다고 봤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당선인의 법인세 인하 공약으로 관세 효과가 상쇄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출처 : https://www.sedaily.com/NewsView/2DI3B0J1R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