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내년에도 소비부진 흐름을 벗어나지 못할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정책에 힘입어 전체 경제규모는 약 4% 초중반 수준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 북경사무소는 19일 '2025년 중국경제 전망 및 주요 이슈' 보고서를 내고 "중국경제는 미?중 무역갈등 심화, 글로벌 경기둔화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성장의 하방압력이 커질 것"이라며 "그럼에도 정부의 정책 지원에 힘입어 4% 초중반 수준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중국경제는 최근 제조업 생산과 투자 부문과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부동산 시장 부진이 이어지고, 소비 증가세가 둔화되는 등 부분별로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중국 제조업 공업생산 증가율은 지난해 5.0%에서 올해 5.9%로 상승폭을 키웠다. 수출도 늘었다. 반면 부동산 개발투자 증가율은 부진했고, 상품 판매와 외식업 판매 증가율도 전년 대비 둔화했다.
한은은 "경기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저물가 상황이 지속돼 소비를 미루는 현상이 발생했다"며 "민간 부문의 소득 여건이 악화된 것은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 등에 기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도 불확실성이 이어지지만 중국 정부가 사회안전망 확대, 고용시장 개선 등 경제의 구조적 문제 해결에 노력함과 동시에 소비 중심의 경기진작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무비자 정책이 외국인의 중국 관광 수요를 회복시킬 것에 대한 기대도 있다"고 밝혔다. 또 "소비는 음식 ? 숙박, 관광 등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완만한 개선 흐름이 나타나 올해와 비슷한 증가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개발투자의 경우 부진이 지속되겠으나 감소폭은 다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맞아 중국의 재정정책은 집행강도가 전년에 비해 강화될 것"이라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율은 3%에서 4% 이상으로 상향될 수 있으며, 통화정책은 완화적으로 운용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한은은 또 트럼프 행정부 2기의 주요 대중정책에 대해 대중국 무역규제 확대, 반도체 등 첨단기술 봉쇄, 달러화 패권 도전 견제, 외교적 고립 시도 등 4가지 유형으로 정리했다. 중국은 내수시장 확대, 기술자립, 대외개방 확대, 역내 군사력 증강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