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인하 속도와 폭이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 19일 원화가치와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고공행진을 하던 환율은 1450선이 뚫렸다. 19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 오후 종가 1435.5원보다 16.4원 오른 1451.9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최고가는 1453.0원이었다. 반면 코스피와 코스닥은 2% 가까이 떨어졌다. 시가 기준으로 환율 1450원 돌파는 2009년 3월16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美 연준 ‘매파적 금리인하’ 충격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3회 연속 금리를 인하에 나서면서도 내년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한 여파다. 연준은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앞으로 금리 인하는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19일 서울 외환시장은 FOMC 결과에 따른 달러 강세와 역외 롱플레이(달러 매수)에 힘입어 치솟았다.
여기에 엔화 약세까지 겹치면서 환율을 더욱 밀어 올리고 있는 양상이다. 일본은행은 미국의 FOMC 이후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5.44엔까지 치솟으며 약세를 나타냈다. 155엔을 넘어선 것은 약 한 달 만이다.
국내 증시에서는 시가총액 상위 10위 종목이 일제히 하락했다. 외국인 자금 이탈이 이어지며 환율 상승을 지지했다. 여기엔 정치 불안 지속에 따른 증시 불안과 원화값 하락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대비 48.5포인트(1.95%)내린 2435.93에 장을 마쳤다. 개인이 8028억원 어치를 사들였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341억원과 5095억원 어치를 팔았다.
코스닥은 13.21포인트(1.89%) 하락한 684.36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99억원과 1138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1420억원을 순매수했다.
한편, 금융·외환 당국은 적극적인 시장안정화 조치에 나섰다. 한국은행·기획재정부 등 외환 당국은 국민연금공단과의 외환 스와프(FX Swap) 거래 한도를 650억달러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이달 말로 만료되는 국민연금과의 외환 스와프 계약 기한도 내년 말로 1년 연장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환헤지 비율을 최대 10%로 상향하는 기간을 내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이 환헤지 비율을 상향 조정하면 시장에는 달러 공급이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한다. 달러 공급 증가는 원달러 환율 하락 요인이 된다.
금융당국은 금융권 규제를 완화하기로 결정하고, 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 확대를 독려하고 나섰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올해 도입할 예정이었던 은행권에 대한 ‘스트레스 완충자본’ 규제 도입을 내년 하반기 이후로 연기했다. 스트레스 완충자본 제도가 도입되면 은행은 추가 자본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이나 배당 등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출처 : 주간조선(http://weekl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