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식 의지를 드러내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이른 시일 내에 만날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음달 미국 퇴출을 앞둔 틱톡에 대해선 선거 효과를 언급하며 우호적 발언을 내놨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22일(현지시각)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보수단체 '터닝포인트'가 주최한 '아메리카 페스트 2024'에 참석해 "푸틴 대통령은 가능한 한 빨리 나와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며 "우린 그것(만남)을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러나 우리는 전쟁을 끝내야 한다"며 "전쟁은 끔찍하다. 총알이 날아다니고 있다. 거기에는 강력한 총알과 무기가 있다. 이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인간의 신체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군인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말도 안 되는 전쟁을 멈춰야 한다"며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대선 기간 중에 트럼프는 자신이 당선되면 "24시간 안에"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공언해왔다.
트럼프 당선인의 이날 발언은 푸틴 대통령이 19일 연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당선인과의 회담 가능성을 시사한 데 화답한 것으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당시 "트럼프가 언급한 적이 없어 우리가 언제 만나게 될지 모르겠지만 언제든 회담에 나갈 준비가 돼 있다"며 "트럼프와 회담을 하게 되면 많은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협상과 타협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틱톡에 대해 다시 한번 우호적 발언을 내놨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우리는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면서 "알다시피 우리는 틱톡에서 수십억 뷰라는 대단한 반응을 얻었다. 수십억, 수십억 뷰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게 차트가 하나 왔는데 기록적이었다"면서 "정말 보기 좋았다. 그걸 보면서 나는 '아, 이 녀석을 한동안은 유지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이날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을 두고 "틱톡의 미국 시장 철수를 반대한다는 가장 강력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반(反)틱톡 기조를 내세웠다가 올해 대선에선 지지자들을 의식한 듯 구제 가능성을 띄워왔다. 지난주에는 "틱톡을 살펴보겠다. 틱톡에 애정이 있다"고 언급했고, 같은 날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틱톡 CEO를 직접 만나기도 했다.
미국에서 국가 안보를 이유로 퇴출 위기에 선 틱톡은 현재 미국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 대법원은 1월10일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에 틱톡 미국 사업 강제 매각을 요구한 틱톡 금지법이 표현의 자유를 명시한 수정헌법 1조를 위반하는지 여부에 대해 2시간 동안 심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