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과도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단 비판을 반박하고 머스크를 "똑똑한 사람"이라고 옹호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22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보수단체 행사에서 머스크가 사실상 대통령이 됐단 비판을 두고 "온갖 루머가 난무한다. 그중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에게 대통령직을 양도했단 것이다"라며 "아니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아시다시피 그들은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라며 "나는 안전하다. 왜 그런지 아는가? 그는 대통령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이 나라에서 태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법에 따라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인 머스크는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없단 얘기다.
이어 트럼프 당선인은 "난 똑똑한 사람을 두는 것을 좋아한다"며 머스크를 두둔했다. 그는 "머스크는 펜실베이니아에 가서 한 달 동안 머물며 우리가 그 주에서 승리하도록 도왔고, 실제로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며 "그는 정말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머스크의 권력을 언급해야 할 상황이 됐다는 것 자체가 트럼프 2기 행정부 공식 출범 전부터 세계 최고 부호 머스크가 이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단 방증이라고 짚었다.
머스크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며 트럼프 당선의 일등 공신으로 떠오르며 실세 중의 실제로 거듭났다. 트럼프는 머스크를 비벡 라마스와미와 함께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으로 임명하며 미국 내 관료주의를 손보고 조직과 인력 구조조정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긴 상태다.
또 머스크는 최근 임시 예산안 처리 시한을 코앞에 두고 의회가 합의한 임시 예산안에 트럼프 당선인보다 먼저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의회를 뒤흔들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은 "머스크가 사실상 대통령 아니냐"라고 공격했다.
머스크는 영국과 독일에까지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그는 '영국판 트럼프'로 불리는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와 정치자금 기부를 논의하는가 하면 독일 총선을 앞두고 극우 성향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독일의 구세주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