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국제통화기금(IMF)의 정성평가로는 한국의 외환보유고가 굉장히 충분하다"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외환보유고 적정성 문제에 대해 반박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시립대에서 열린 한국국제경제학회 동계학술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IMF의 적정 외환 보유액 수준에 보면 우리(한국)가 조금 밑에 있으니까 불안한 거 아니냐 이런 얘기가 있는데 그건 금융 신흥국에 대해서 적용하는 정량평가 기준"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IMF는 더 이상 한국을 정량평가 방식으로 측정하지 않는데, 2014년부터 순대외자산국이 된 만큼 한국의 외환보유고가 4000억 달러면 충분하다는 게 제 생각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IMF는 일부 시장성숙국에 한해 스트레스 테스트, 전통적인 비율 지표들을 활용해 외환보유액 적정성에 대해 정성평가를 실시하고 있는데 한국도 2023년부터 이들 국가에 포함됐다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또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투자 전략과 관련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까지 감안해달라”면서 “해외투자 전략 수립시 미시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까지 감안한 거시적인 측면까지 고려해 최적 포트폴리오 전략을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간 국민연금은 꾸준히 해외투자를 확대해왔는데 2023년에는 거주자 해외투자 중 69%가 국민연금 비중이다. 이를 두고 이 총재는 “연기금 자체가 해외투자의 큰 손이 되다 보니까 외환시장에 주는 영향이 굉장히 커졌다”면서 “해외에 투자하는 비율이 커지면서 환율을 절하시키는 추세로 작용을 하고 5~10년 갖고 오는(자산 매각) 시점이 되면 (환율) 절상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수익률 제고를 위해서라도 국민연금의 원화 표시 방법, 헤지 전략 등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연기금이 수익 표시를 원화로 하다 보니 환율 절하가 되면 수익성이 커지는 것 같지만, 실제 자산을 팔 때에 대해서는 환율을 절상시키고, 이렇게 되면 원화 수익률은 낮아질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국민연금도 환율이 이례적으로 상승한 시기에는 환 헤지를 하는 것이 리스크 관리 및 수익 측면에서 유리하므로 외환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을 고려해 거시적인 안목에서 전략을 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출처 : https://www.sedaily.com/NewsView/2DI8F4S9U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