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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이번달 힘드신가요”…대출 연체 조짐만 보여도 상환 미뤄준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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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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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소상공인·자영업자 금융지원 방안 발표


불황에 시름하는 자영업자

10만명에 선제적 채무조정

年121만원 이자 부담 덜어

폐업할 돈도 없는 소상공인

연체 없으면 30년 분할 상환

재기하려는 예비창업자

사업자금 2000억 추가 지원



은행권이 23일 내놓은 ‘상생금융 시즌2’의 가장 큰 특징은 소상공인·자영업자 재기를 위한 방안을 확대했다는 것이다. 작년 말 내놓은 상생금융 시즌1이 이자 부담을 줄여주는 일회성 지원에 그쳤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권도 예대금리 차에 따른 ‘이자 장사’ 비판을 받는 상황이라 일정 부분 이자 경감을 통해 사회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여론을 수용했다.


향후 3년간 2조1000억원을 지원하는 이번 프로그램은 연체 우려 사업자와 폐업자에 대한 장기 분할 상환, 금리 감면 등 지속가능한 지원에 더 초첨을 맞췄다. 이자 환급 등 단기 처방보다는 대출을 받은 소상공인의 선제적 채무 조정과 재기를 돕는 것이 향후 금융 시장의 리스크를 더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조용병 은행연합회 회장은 이날 발표한 금융 지원 방안에 대해 “소상공인의 진입, 성장, 폐업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맞춤형 지원”이라고 설명했다.


연체가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만 향후 빌린 돈을 갚는 데 어려움이 예상되는 연체 우려 사업자까지 지원 대상을 넓힌 점도 특징이다. 2013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개인사업자대출119’ 프로그램을 강화한 ‘맞춤형 채무 조정’(119plus)은 지원 대상을 개인사업자에서 법인 소상공인으로 확대했다. 직전 연도 매출액 20억원 미만, 직전 연도 총자산 10억원 미만, 은행 여신 총 10억원 미만을 모두 충족하는 소상공인이 대상이다. 연체 우려 기준도 세분화했는데, 차주가 금융감독원 신용등급 체계상 6등급 이하이거나, 저소득(연 소득 3500만원 이하) 또는 저신용(신용평점 하위 10%)인 경우다.


맞춤형 채무 조정 프로그램은 1년 만기 연장, 장기 분할 상환 대환, 금리 부담 완화의 지원을 받는다. 장기 분할 상환의 경우 담보대출은 최대 10년, 신용대출은 최대 5년까지 지원된다. 대환·만기 연장 과정에서 다시 산출된 금리가 현행 금리보다 높아도 기존 수준 이하로 제한된다. 만약 재산출된 금리가 기존 금리보다 낮다면 금리 감면을 받는다.


은행권에선 맞춤형 채무 조정 규모를 연 10만명이 보유한 대출액 5조원으로 추산한다. 이를 통해 이자는 연 121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차주 1인당 연 121만원 정도의 이자 부담이 줄어드는 것이다.


사업을 정리한 뒤 남은 대출금을 천천히 갚아 나가도록 마련한 폐업자 저금리·장기 분할 상환 프로그램도 있다. 다만 연체 없이 제때 돈을 상환하고 있는 폐업자만 혜택을 받는다.


이미 연체가 발생한 폐업자는 새출발기금으로 원금 감면 등을 받기 때문에 이번 프로그램 지원 대상이 아니다. 또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안 신규 사업자 대출을 받으면 지원이 중단된다.


폐업자 지원은 차주가 원하는 범위 내에서 최장 30년까지 분할 상환이 가능하다. 대출잔액과 담보별로 지원 수준이 차이는 있다. 대출금이 1억원 이하로 남아 있다면 금리 지원(금융채 5년물 +0.1%포인트)도 받는다. 지난 19일 기준 금융채 5년물이 3.055%라서 지금은 연 3%대 수준의 저금리로 돈을 갚을 수 있다. 1억원을 빌린 자영업자가 30년을 분할 상환한다면 부담은 하루 1만원 조금 넘는 수준이 된다. 폐업자 지원은 연간 10만명의 7조원 대출이 지원 대상이다. 연 3150억원, 1인당 연 103만원의 이자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한다.


재기 의지가 강한 사업자들이 추가 자금을 받을 수 있도록 소상공인 상생보증·대출도 시행한다. 은행권은 이를 위해 약 2000억원을 출연한다.


내년 4월부터 은행권 채무 조정 프로그램인 119plus를 6개월 이상 이행 중인 연 매출 3억원 이하 영세 개인사업자에게 신규 운전자금 보증부 대출인 햇살론119를 공급한다. 금리는 연 6∼7% 수준이며 한도는 최대 2000만원이다. 이를 통해 연 3만명이 약 6000억원을 대출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또 내년 7월부터 이미 사업체를 운영 중이면서 수익성·매출액 증대 등 경쟁력 강화 계획을 입증한 개인사업자에게 5000만원, 소상공인에게 1억원(최대 3년 거치 10년 분할 상환)의 설비·운전자금 보증부 대출인 ‘소상공인 성장업(up)’ 대출을 공급한다. 이를 통해 연 2만명이 1조1000억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


이처럼 은행권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막대한 금액을 ‘상생금융’ 명목으로 내놓게 됐지만, 일단 금액 자체가 줄어든 데다 작년에 불거졌던 ‘횡재세’ 이슈가 다시 불거지지 않은 데 대해 안심하는 분위기다. 은행권 관계자는 “단순히 금융권이 이익을 많이 낸다고 해서 무조건 일정 금액을 출연하라는 것은 부당하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은행권이 이미 상생 등에 많이 기여하고 있는 만큼 연장선상에서 생각하자는 이야기도 있다”면서 “적절한 수준에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정도로 상생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면 은행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채종원 기자(jjong0922@mk.co.kr), 박인혜 기자(inhyeplov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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