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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돈 급하면 올 거잖아”…은행권, 기준금리 인하에도 주담대 금리는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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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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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가계대출 규제로

고정 금리 하단 0.11%P ↑



한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번 연속 내리면서 시중은행이 예·적금 금리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반면 하락세로 전환하는 듯했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다시 오르며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날부터 수신금리를 인하한다. 거치식 예금 16종의 금리를 0.05~0.25%포인트 인하하고, 적금 20종의 금리를 0.05~0.20%포인트 내리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한은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20일부터 13개 예·적금 상품의 기본금리를 0.05~0.25%포인트 내린다고 전했다. 정기예금 5개, 적립식 예금 7개와 시장성 예금 상품인 표지어음의 금리를 인하한다. 이 밖에 SC제일은행, NH농협은행 등이 주요 수신상품의 금리를 내렸다.


이와 대조적으로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다시 오르는 모양새다.


이날 신한은행의 5년 고정 주담대 금리 하단은 3.97%였다. 지난 6일 3.86%까지 떨어졌다가 2주 만에 0.11%포인트 오른 것이다. 이날 우리은행의 5년 고정 하단도 4.24%로 5일 4.13%에서 0.11%포인트 상승했다.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 역시 유사한 폭으로 반등세가 다시 시작됐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는 영향이 수신금리에만 반영되는 것은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와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지속 주문하면서 은행은 대출금리를 낮추는 데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은행이 금융당국 규제를 핑계로 대출금리 인하에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은행은 연말이 되면 주담대의 기본금리인 금융채 5년물이 오르는 속성이 있어 대출금리를 내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보통 연말이 다가오면 기업은 부채비율을 줄이려고 대출을 상환하고, 은행은 유동성 비율을 맞추기 위해 예수금 확대로 수신을 확보하는데 이에 따라 금융채 금리가 오른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예대금리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은행연합회 최신 공시에 따르면 6~7월에 상승하기 시작한 가계 예대금리차는 가장 최근 통계인 10월 1%포인트 안팎이다.


다만, 은행은 지난 7월 이후 줄여온 가계대출 취급을 새해부터 서서히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해가 바뀌면서 가계대출 총량 관리 압박에서 벗어나는 데다 실수요자의 대출까지 막는 것은 서민경제를 더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다.


국민은행은 내년 1월부터 가계대출 규제 가운데 일부를 없앨 예정이다. 현재 2억원으로 묶인 주택담보 생활안정자금 대출의 한도를 늘리거나 폐지하는 방안, 지난 8월 중단한 신규 주담대의 모기지보험(MCI·MCG) 적용을 되살리는 방안 등이 검토된다.


농협은행도 오는 30일 비대면 직장인 신용대출 4개 상품의 판매를 다시 시작하고, 내년 1월 2일부터는 임대인 소유권 이전 등의 조건부 전세자금대출도 다시 허용한다. 이 밖에 기업은행, 신한은행 등이 가계대출 취급을 늘리는 모양새다.


박창영 기자(hanyeahwest@mk.co.kr), 박인혜 기자(inhyeplov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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