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의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이미 3조850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시총 2위인 엔비디아와의 격차도 점차 꾸준히 벌리고 있다.
12월 들어서만 무려 12차례 신고가를 갈아치운 애플에 대해 월가에서는 시총 4조달러 돌파가 머지 않았다며 추가적인 강세를 예상해 주목된다.
"엔비디아, 2025년 초 시총 4조달러 돌파할 것"
23일(이하 미 동부시각) 애플은 전일대비 0.31% 오른 255.27달러를 기록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이미 12월 들어 12차례 신고가를 경신한 것인데, 이는 월간 기준으로 2020년 8월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시가총액은 이미 3조8580억달러를 넘어섰다. 한 때 시총 1위를 넘겨줬던 엔비디아와의 시총 격차도 4000억달러 이상으로 벌어졌다.
애플의 고공행진 흐름에 월가에서는 미국 기업 최초로 시총 4조달러를 돌파하는 날이 머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배런즈에 따르면, 애플이 시총 4조달러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주가가 264.623달러 이상으로 올라서야 한다. 이는 현재 종가 대비 약 3.7% 높은 수준이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연구원은 "애플은 2025년 초까지 시총 4조달러를 넘어서는 최초의 기업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애플의 고공행진의 배경에는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에 대한 기대감이 자리를 잡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애플은 AI 전략 수립에 뒤처졌다는 비판을 줄곧 받아왔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아마존, 메타 등이 AI 기술을 구축하기 위한 각종 전략을 수립할 당시에도 애플은 AI 관련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AI의 대표주자인 엔비디아가 지난 2년 간 주가가 800% 급등할 동안 애플은 같은 기간 주가가 두 배 오르는데 그쳤다.
하지만 11월 이후 서서히 오르기 시작하던 애플 주가는 12월 초부터 날개를 달았다. 애플이 이달 초 챗GPT를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의 기기에 통합한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모건스탠리의 에릭 우드링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인 아이폰 수요가 여전히 둔화하고 있지만, 이는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과 사용 가능한 지역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라며 "이 두가지 기능이 모두 확장되면 아이폰 수요 개선을 이끄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는 2025년 최선호주로 애플을 제시했다.
"연말 아이폰 판매 호조 기대"
연말을 앞두고 애플 판매 호조에 대한 기대감이 강화된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아이브스는 "최근 아시아 공급망을 점검한 결과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가운데 아이폰 16 업그레이드 추세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다음주 연말연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아이폰16의 성공이 향후 12~18개월간 동안 애플의 성장 르네상스를 위한 강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중국에서만 2025년 1억대의 아이폰이 최신 기기로 교체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세계적으로 3억대의 아이폰이 4년 이상 업그레이드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 도입으로 소비자들이 휴대폰을 업그레이드할 이유가 생겼다는 것이다. 애플이 이달 초 출시한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이 포함된 iOS 18.2는 아이폰 15 프로 및 아이폰 16 사용자에게만 제공된다.
아이브스는 "애플이 AI 기능을 포함시키면서 2025년 2억4000만달러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는 사상 최고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애플의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 흐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모틀리풀은 "매출이 소폭 증가에 그쳤던 2024 회계연도(9월28일 마감)에 비해 월가에서는 2025 회계연도의 실적이 더 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더욱 인상적인 점은 올해 애플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주당순이익(EPS)이 21.5% 증가한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진행중인 연말 쇼핑시즌을 포함해 향후 몇 분기 동안의 애플 실적은 애플 인텔리전스의 초기 영향력 판단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은 오는 1월30일 9~12월의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관련 불확실성과,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조절 가능성 등은 주식시장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오히려 기술주의 방어적 성격이 부각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CFRA리서치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샘 스토발은 "기술 섹터는 놀라은 수익성으로 인해 투자자들에게는 새로운 형태의 방어 섹터로 간주되고 있다"며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조절 시사는 소비자 재량주 및 금융주 등 여타 시클리컬 주식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기술주에는 영향을 덜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높아진 밸류에이션은 부담 요인"
일각에서는 애플의 주가가 신고가를 연일 경신하면서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LSEG에 따르면, 애플의 주가수익비율(PER)은 34배 수준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3년만에 최고치며 5년 평균 PER 29배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다. 마이크로소프트(31.3배)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며, AI 대표주자인 엔비디아(31.7배)보다도 비싼 수준이다.
모틀리풀은 "애플의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은 높은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수 있지만, 추가적으로 얼마나 더 높아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다"며 "애플의 강력한 단기 전망이 이미 주가에 반영되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 주가가 연일 신고가를 보이고 있는 것은 애플이 시장의 예상 수준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뒀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출처 : 오피니언뉴스(http://www.opini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