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침체와 대출 규제 영향으로 서울 꼬마빌딩 거래량이 3년 새 반 토막 난 가운데 전체 거래 중 강남이 차지하는 비중은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엔 저렴한 서울 외곽지 상가·건물을 여러 동 샀다면 최근엔 더 많은 투자금이 필요하더라도 핵심지의 ‘똘똘한 한 채’를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매일경제가 상업용 부동산 전문 프롭테크 기업 부동산플래닛과 2021~2024년 연면적 1000평 미만 꼬마빌딩 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4년 서울 꼬마빌딩 거래 중 강남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16%(275건)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법인의 매수 수요가 많은 중구(10.6%·182건)와 종로구(7.6%·130건)가 뒤를 이었다. 서초구(126건·7.3%)와 마포구(116건·6.8%)가 각각 4, 5위에 올랐다.
전체 꼬마빌딩 거래 건수와 거래 금액은 2021년 3717건(거래 금액 22조3606억원)을 찍은 이후 계속 줄어들다가 올해 반등세를 보였다. 2024년 꼬마빌딩 거래 건수와 거래 금액은 각각 1715건, 10조3781억원으로 작년(1425건, 8조2912억원)보다 늘었다.
주목할 점은 강남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전체 꼬마빌딩 거래에서 강남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늘어나 2021년 10.8%에서 2024년 16%까지 늘었다. 지난해 강남구 꼬마빌딩 거래 건수는 총 275건으로 전년보다 88건이나 늘었다. 침체된 서울 꼬마빌딩 시장에 강남 ‘고공질주’가 이어지면서 그나마 온기를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이 수치는 작년 10월까지 집계로 꼬마빌딩 강남 거래 건수와 강남 비중은 작년 말까지 더 늘어나 호황기인 2022년 수준을 넘어섰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일경제가 한국인공지능협회와 국내 AI 스타트업·중견기업 포함 708개사를 분석한 결과 작년 기준 전체 15%에 달하는 108개사가 강남구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꼬마빌딩 거래량이 늘어난 것은 부자들의 소득 규모가 커졌지만 각종 주택 규제가 강화되는 ‘풍선효과’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주택을 구입하는 것보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혜택 등에서 유리해 ‘슈퍼리치’들이 안전자산으로 인식하는 강남 빌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수민 부동산플래닛 대표는 “임대료가 계속 오르면서 이자 비용을 상쇄하고 금리 인하는 요구수익률 하락을 통해 투자 매력을 더욱 높여 강남 꼬마빌딩 시장의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매일경제 박재영·황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