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퇴임 전 잇단 대중 압박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폭탄 예고에 중국 증시가 연초 첫 7거래일 동안 5% 이상 하락했다. 2016년 이후 최악의 연초 실적이다.
1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상하이(上海)·선전(深)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는 10일 47.40포인트(1.25%) 하락한 3732.48로 마감했다. 이는 올해 들어 총 5.07% 하락한 수치로, 11% 하락했던 2016년 이래 최악의 기록이다. 올해 첫 7거래일 동안 상하이지수와 선전지수 역시 각각 5.36%, 5.81% 하락했다.
중국 증시의 하락은 바이든 대통령의 퇴임 전 마지막 대중 압박과 취임을 앞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폭탄 위협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6일 미 국방부는 중국 최대 배터리 생산업체 CATL과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騰訊) 등을 중국군과의 연관성을 이유로 군사 기업으로 규정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수출에 대한 또 다른 대중 규제도 검토 중이다.
여기에 트럼프 당선인 취임 후 무역 긴장이 더욱 고조되면 이미 부진한 중국의 경제 회복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삭소 캐피털 마켓의 수석 투자 전략가 차루 차나나는 “중국에 대한 외부 압력은 소비자 신뢰 약화, 부동산 부문 타격, 부채 문제 등 중국의 국내 경제 어려움으로 인해 더욱 가중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도전 과제는 불확실한 환경을 조성해 투자자들이 보다 신중한 입장을 취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블룸버그가 지난해 12월 말부터 중국 펀드 매니저와 전략가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비공식 설문조사 결과, 조사에 참여한 15명 중 10명은 1분기에 중국 주식보다는 중국 국채나 달러 등에 투자할 것이라고 답했다. 조사 참여자들은 중국의 기업 환경이 올해 2분기까지는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며 예상보다 부진한 경기 부양 정책이 올해 중국 증시의 가장 큰 위험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3월 열릴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중국 당국이 어떤 경제 목표와 세부 정책을 발표할지가 향후 중국 증시의 움직임을 결정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문화일보 박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