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차례 더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3일 '한국전망: 금융통화위원회 미리보기' 리포트를 발간하고 오는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현재 3.00%에서 2.75%로 25bp(1bp=0.01%p) 인하할 것으로 점쳤다.

국내 기업들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을 뿐 아니라 내수 하방 압력도 높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제품을 중심으로 대미수출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중국을 포함한 여타 국가들에서는 부진하며 지난해 말 기준 수출은 둔화됐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선임이코노미스트는 "정치적 위기가 고조되며 최근 신용카드 사용액 데이터에 따르면 민간 소비가 더욱 둔화하고 있다"며 "투자심리 역시 얼어붙었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이 하락세를 보인다는 점도 한국은행이 금리인하를 선택할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최근 2% 이하로 안정화됐다"며 "일자리 증가 둔화, 임금 상승 억제,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 연기 결정 등이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가계 부채는 감소하고 있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도입되며 가계 대출 월별 증가율은 지난해 8월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하고 있다"며 "GDP(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정부의 목표치인 GDP의 90% 하단 수준을 향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헤지를 통해 외환시장에서 달러 공급을 늘릴 수 있고, 은행들의 단기 외화 차입 규제도 완화된 만큼 한국은행 금리인하 제약 요인은 사라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강달러 현상이 이어질 경우 선물시장에 매달 최대 40억달러를 공급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효과가 시장에 전달되기까지 약 1년 정도 걸린다는 점도 금리인하의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정치적 혼란이 계속되며 추가경정예산 편성 시기와 규모를 둘러싸고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어 금리인하는 가능한 한 조기에 이뤄지는 것이 더 타당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금리인하 속도는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오는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25bp씩 추가로 인하돼 최종적으로 금리는 2.25%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하반기 재정부양책이 시행될 것으로 보이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글로벌 불확실성도 해소되며 금리 인하 속도는 점차 둔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