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휴전 합의가 임박했다는 협상 관계자들의 발언이 연이어 나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공은 이제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에 넘어갔다고 밝혔고 이스라엘과 하마스도 회담이 마지막 단계에 도달했으며 세부 사항 조율만 남았다고 밝혔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에서 진행한 중동 관련 정책 연설에서 "휴전 협정 합의가 임박했고 공은 이제 하마스에 넘어갔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12일 중재국인 미국, 카타르, 이집트는 최종 제안을 제시했다"며 "합의에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지만, 현재로서는 하마스의 제안 수용 결정을 기다리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발표한 '3단계 휴전안'을 거론하면서 "협상이 바이든 행정부 남은 기간에 타결되든, 오는 20일(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취임일) 이후에 이뤄지든 간에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합의 조건을 따를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5월 △6주 동안 전투 중단, 인구 밀집 지역서 이스라엘군 철수, 여성과 노인 등 일부 인질 석방 △적대 행위 영구 종료, 생존 인질 전원 석방,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 △가자지구 재건과 사망 인질 시신 송환 등 3단계 휴전안을 공개했다.
이스라엘도 휴전 합의를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진정한 의지가 있다"며 "이번 협상이 합의에 이른다면 (이스라엘 정부 내에서도) 이를 지지하는 다수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그동안 휴전에 반대해 온 이스라엘 내각 내 극우 성향 인사들도 합의를 지지할 것이란 뜻이다. 다만 한 이스라엘 관계자는 로이터에 "휴전 회담이 결정적인 단계에 이르렀다"면서도 "몇 가지 세부 사항은 아직 합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마스도 회담이 마지막 단계에 있으며 합의에 도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하마스 고위 관계자는 로이터에 "아직 휴전 계획에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며 "이스라엘이 군대가 철수할 지역을 보여주는 지도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휴전 합의가 임박한 상황에서도 이스라엘군의 공격은 계속됐다. 가자지구 의료진은 이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발라를 공습해 팔레스타인 주민 최소 10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라파에서도 또 다른 공습으로 5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