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대통령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 등에 따른 정국 불안이 올해 성장률에 0.2%포인트 가량 타격을 입혔다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상황으로서는 지난해 11월 내놓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1.9%의 1.6~1.7%로 하향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한은은 20일 자체 블로그에 '1월 금통위 결정 시 한국은행의 경기 평가' 페이퍼를 게재했다. 작성자는 이지호 한은 조사국장과 김대용 조사총괄팀장, 이광원 과장이다.
블로그는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올해 성장률을 0.2%포인트 가량 깎아먹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현재 상황에서 올해 성장률은 11월 전망치(1.9%)보다 하향 조정된 1.6~1.7%로 예상했다. 지난 11월 전망에서 한은은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0.2%포인트 낮춘 바 있다.
저자들은 성장률 전망치 하향 근거로 먼저 지난해 12월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정치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의 영향을 짚었다. 이들 영향으로 올해 성장률이 소비 등 내수를 중심으로 약 0.2%포인트 낮아질 것이란 설명이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당초 전망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올해 성장률 전망을 낮추는 요소다. 다만, 당초 감액 예산이 성장률을 0.06%포인트 낮출 것으로 분석됐지만 이번 전망에는 '2025년 신속집행추진계획'을 통해 예산 조기 집행 등이 이를 상쇄할 것으로 평가했다.
앞으로 2월 전망 수치가 이번 전망보고 높아질지 낮아질지는 올해 성장률 전망 변수로는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의 해소시기, 정부의 추가적인 경기부양책,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전개 등에 크게 영향받을 것이라고 봤다. 한은은 내달 말 2월 경제 전망을 새롭게 발표한다.
저자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얼마나 지속되고 이에 따라 내수가 실제로 어느 정도 영향받을지를 좀 더 지켜봐야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들어 정치 불확실성이 다소 낮아졌다"면서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완화된다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의 크기도 더 작아질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추가적인 경기부양 시기와 규모, 대상도 2월 전망에 있어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짚었다. 예컨대 여·야·정 합의를 통해 추경 등 경제정책이 빠른 속도로 추진된다면 경기 하방압력을 상당 부분 완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신정에부의 경제정책도 우리 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저자는 "1월 미국 신정부 출범 이후 경제정책들이 보다 구체화될 텐데, 이에 따라 11월에 예상하였던 것과 비교해 우리 경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좀더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지난해 12월 예상치 못한 계엄사태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등에 따른 경제 심리 위축에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0.2%를 하회하고, 지난해 연간 성장률도 2.0~2.1%로 부진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3분기 개선됐던 소비가 4분기 중 회복세가 다시 약화된 점을 성장률 전망치 하항 근거로 제시했다. 카드사용액은 12월말부터 증가세가 빠르게 둔화됐고, 고가 비중이 높은 수입자동차 판매도 12월 중 더욱 위축됐다고 봤다.
건설투자도 12월중 아파트 분양실적이 1만 가구로 당초 계획(2만5000가구)를 크게 화회하는 등 4분기 중 부진이 심화됐다고 봤다. 반면 수출은 견조한 AI서버 투자수요에 기반한 IT품목의 향호한 흐름에 전망과 대체로 부합했다고 평가했다.
저자들은 "12월초 계엄사태 이후 정치적 충격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경제심리가 크게 악화되고 내수소비,건설투자등가 위축됐다"고 풀이했다.
뉴시스 남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