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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BYD, 협력사 갑질? "대금 지급 미뤄 부채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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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업체 BYD가 협력사 대금 지급을 미루며 부채 증가를 감춰왔다고 20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급성장하는 기업이 부채를 이용해 성장을 추진하는 건 흔하지만, BYD는 '공급망 파이낸싱'(supply chain financing)에 중독된 것처럼 보인다고 중국 부동산 업체 헝다의 부채 문제를 경고했던 홍콩 회계 컨설팅업체 GMT리서치가 밝혔다.


지난해 1286만대를 기록한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BYD는 무려 427만대를 판매하며 점유율 33%로 1위를 차지했다. BYD 판매량은 불과 5년 만에 판매량이 약 20배로 급증하며 테슬라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급속히 몸집을 불린 BYD가 부채 대신 협력사 대금 지급 지연으로 자금 공백을 메운 것으로 보인다.


GMT가 10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매각 또는 차입으로 인해 재무상태표에서 제외된 매출채권을 반영하고 만기 90일 이상의 매입채무를 부채로 조정할 경우, BYD의 순부채는 작년 6월말 기준 3230억위안(약 64조원)에 달한다. 반면 지난해 6월말 기준 BYD의 순부채는 277억위안(약 5조4800억원)로 공시됐다. 이에 대해 BYD 관계자는 논평을 거부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나이젤 스티븐슨 GMT 애널리스트는 "어떤 구조로 되어 있든 이는 분명 일종의 자금 조달 또는 숨겨진 부채다"고 말했다. 그는 BYD가 "이 부채를 운전자본의 일부로 표시하기 위해 교묘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숨겨진 부채가 존재하면 투자자들이 BYD의 실제 재무상황을 파악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중국 자동차 업체가 주도하는 치열한 가격 전쟁으로 인해 약소 업체는 몰락하고 대형 업체의 점유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GMT의 우려는 2021년 말 413억위안(약 8조1800억원)에서 2023년 말 1650억위안(약 32조6700억원)으로 급증한 BYD의 '기타 지급채무'에 대한 세부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에 반해 지리자동차는 매입채무가 2021년 574억위안(약 11조3600억원)에서 2023년 874억위안(약 17조3000억원)으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또 '기타 지급채무' 항목에도 지리자동차의 채무와 지급 대상에 대한 상세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


블룸버그는 스티븐슨 애널리스트를 인용해, BYD 재무제표에 공급망 파이낸싱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즉 공급업체가 대금지급을 일찍 받기 위해서는 결제대금 할인 등 방식으로 수수료를 지급하거나 보편적으로 대금 결제까지 장기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BYD의 부채 보고 방식이 회계 규칙을 위반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미국회계기준(GAAP)이나 국제회계기준(IFRS)은 공급망 파이낸싱이 부채, 현금흐름 및 유동성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세부 공시를 요구하는 개정안을 도입했다.


한편,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2023년 BYD의 공급업체 대금 지급 기간은 평균 275일에 달했다. 중국 자동차 업계 전반의 대금 지급 기간이 길어지긴 했지만, BYD는 다른 국가의 자동차 업계 평균 45~60일을 큰 폭 초과했다. 테슬라의 대금 지급 기간은 평균적으로 90일 이내다.


1월 20일 중국 선전거래소에서 BYD 주가는 2.83% 오른 284.43위안을 기록했다.


머니투데이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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