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430원대로 떨어져
급락 출발했다 관세 소식에 반등
‘에너지 비상’ 선포에 유가 ‘출렁’
전문가들 “당분간 변동성 클 듯”
불기둥 뒤 폭포수 21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점에서 한 거래자가 휴대폰에 표시된 비트코인의 실시간 가격을 들어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직전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가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전 세계 금융시장과 원자재 가격은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내놓은 발언에 따라 종일 출렁였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관련 발언에 오르락내리락하다 한 달여 만에 가장 낮은 1430원대 후반에서 주간거래를 마쳤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거래 종가는 전날보다 12.2원 떨어진 1439.5원을 기록했다. 주간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2월18일(1435.5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환율은 전날보다 14원 이상 하락으로 출발해 장중 1432원까지 내려갔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 1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언급이 나오면서 한때 상승 전환했다.
상승 출발했던 코스피지수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전날보다 2.02포인트(-0.08%) 떨어진 2518.03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59포인트(0.22%) 내린 726.07로 장을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기차 의무화 정책 폐기를 공식화하자 2차전지 관련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은 4.3% 하락했고, 포스코홀딩스도 4.8% 떨어졌다.
국제유가도 출렁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 선포와 함께 미국 내 석유·천연가스 증산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1.2% 떨어진 76.46달러에 거래됐고, 이달 들어 배럴당 78달러까지 오른 국제유가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아시아 증시는 대체로 약보합으로 마쳤다. 멕시코에 관세가 부과되면 자동차 산업 등이 영향권에 들어가는 일본에선 닛케이지수가 일시적으로 하락했다가 0.32% 상승 마감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0.14% 올랐고,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0.05%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관련 언급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번주는 미국의 정치적 변수 및 국내외 기업 실적 결과를 주시하며 (시장의) 민감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도 “보편 관세를 취임 첫날 부과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외환시장의 불안이 완화됐지만 트럼프 정부 정책과 관련한 재정적자 확대 우려가 재부각되는 시점에 달러 상승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