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대출 빗장 내리며
수신고 늘릴 필요 생겨
금. 사진과 기사는 관련 없음. [사진 = 연합뉴스]
주요 시중은행들이 연초부터 예·적금 유치전에 돌입했다. 상품에 가입하면 경품을 주거나 현금을 지급하는 식이다. 은행들이 올해 가계대출 문턱을 대폭 낮추면서 더 많은 여신을 내주기 위해 수신 잔액을 넉넉하게 채워놓으려는 것이다.
22일 KB국민은행은 다음달 28일까지 비대면 채널에서 정기예금에 가입한 고객에게 다양한 경품을 증정한다고 밝혔다. 해당 기간에 KB스타뱅킹 앱에서 1000만원 이상 또는 만기 6개월 이상의 정기예금에 가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고객별 합산 가입 금액이 3000만원 이상이면 당첨 확률이 2배로 올라간다. 경품은 골드바 1돈, 신세계이마트 상품권 10만원권 1매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됐다.
예·적금 고객에게 경품을 지급하는 건 국민은행뿐만이 아니다. NH농협은행도 이달 말까지 예·적금에 가입한 고객 300명에게 문화상품권 1만원권을 지급한다. 아울러 예·적금 가입 고객 중 뱀띠인 50명에게 네이버페이 상품권 3만원권을 증정한다.
금융권의 수신 잔액 확보 경쟁이 정기 예·적금 상품에 한정된 건 아니다. 다수 은행은 연초 4대 연금 수령 계좌를 개설한 고객에게 혜택을 부여한다. 연금 계좌는 월급 통장과 마찬가지로 수신 규모가 큰 데다 이자를 연간 0.01% 수준으로밖에 지급하지 않아 ‘저원가성 예금’으로 분류된다. 은행 입장에선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인 셈이다.
우리은행은 오는 3월 20일까지 국민·사학·공무원·군인연금 등 4대 연금을 우리은행을 통해 수령하는 고객에게 최대 7만원의 캐시백 행사를 펼친다. 하나은행도 3월까지 하나은행을 통해 연금을 받으면 현금으로 4만원까지 돌려준다.
신규 상품을 출시하며 수신 확보에 나서는 은행들도 있다. 신한은행은 ‘모임통장’ 출시를 앞두고 20만명에게 500포인트를 제공하는 행사를 마련했다. 모임통장은 다수가 함께 이용하기 때문에 은행의 충성 예·적금 고객을 한번에 대거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은행의 수신 경쟁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계대출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여신의 밑거름이 되는 수신 잔액을 충분히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작년 말 대환대출을 금지하는 등 가계대출 빗장을 걸어 잠근 은행들은 올해는 규제를 대거 풀고, 매력적 금리를 제시하며 고객에게 어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초 대출을 받기 위한 다수 고객의 문의가 이어지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박창영 기자(hanyeahwest@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