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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이 찍은 미래 먹거리...피·지·컬·A·I [스페셜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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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없다
4시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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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인공지능(AI) 다음은 피지컬(물리적) AI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월 6일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기조연설에서 강조한 말이다. 글로벌 AI 칩 절대강자로 손꼽히는 엔비디아 수장이 미래 먹거리로 ‘피지컬 AI’를 정조준하고 나서면서 글로벌 산업계가 들썩인다. 피지컬 AI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이나 자율주행차 같은 실물 하드웨어에 탑재되는 AI를 의미한다.


젠슨 황 CEO 발언 이후 기업들은 분주해졌다.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등이 발 빠르게 피지컬 AI 관련 비전을 제시한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지 재계 관심이 뜨겁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2025년 1월 6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이번 CES에서 피지컬 AI 플랫폼 ‘코스모스(Cosmos)’를 전격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AFP=연합뉴스)

젠슨 황, 피지컬 AI 플랫폼 공개


AI 접목해 로봇 한계 극복


젠슨 황 CEO는 이번 CES에서 피지컬 AI 플랫폼 ‘코스모스(Cosmos)’를 전격 공개했다. 피지컬 AI는 생성형 AI와 달리 물건을 떨구거나 쥘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물리적 활동에 대한 학습이 중요하다. 이를 돕는 역할을 하는 AI 플랫폼이 바로 ‘코스모스’다. 젠슨 황은 현실을 복제한 가상공간 ‘디지털 트윈’에서 로봇을 학습시켜 AI 로봇 개발이 부딪힌 한계를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 AI 로봇 개발사들이 엔비디아의 코스모스를 활용해 개발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겠다는 의미다.


엔비디아가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국내 기업들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휴머노이드 등 로봇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정하고 미래 대표 사업으로 키우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2023년 868억원을 투입해 국내 대표 로봇 기업인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14.7%를 확보했다. 최근 콜옵션을 행사해 지분을 35%로 끌어올렸다. 이를 위해 2675억원을 추가로 투자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최초로 2족 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카이스트 연구진이 2011년 설립한 기업이다. 주요 제품은 4족 보행 로봇, 협동 로봇 등이다. 삼성은 자체 개발한 AI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접목해 첨단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표이사 직속으로 ‘미래로봇추진단’이란 전담 조직까지 신설했다. 단장에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창립 멤버인 오준호 카이스트 명예교수를 앉혔다. 미래로봇추진단은 삼성과 레인보우로보틱스 간 시너지 창출과 함께 미래 로봇 개발 작업을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맡는다.


삼성전자는 휴머노이드 개발에 적잖은 시간이 필요한 만큼 일단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협동 로봇, 양팔 로봇, 자율이동 로봇 등을 활용해 생산·물류 자동화를 구현하는 식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기로 했다. ‘2030년 반도체 공장 무인화’라는 목표를 실행하기 위해 레인보우로보틱스 기술을 적극 활용한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최근 웨어러블 로봇 ‘봇핏(Bot Fit)’ 상표권까지 출원했다. 이르면 올 상반기 봇핏 출시를 준비 중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봇핏은 허리와 관절 움직임을 보조하는 웨어러블 로봇이다. 경량화 설계와 AI 기반 스마트 센서 등 삼성전자의 첨단 기술을 총망라한 혁신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제조업과 물류, 의료, 재활 보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향후 국내외 로봇 투자를 더 늘릴 것으로 내다본다. 삼성은 해외 투자 회사인 삼성넥스트를 통해 글로벌 휴머노이드 업체인 피규어AI, 1X테크놀로지스 등에 투자했다. 피규어AI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인텔 등 글로벌 빅테크가 줄줄이 투자한 기업으로 휴머노이드 시장의 선두 주자로 손꼽힌다.


피규어AI의 로봇 ‘피규어02’는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 BMW의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파턴버그공장에 투입됐다. AI 추론 능력이 탑재된 덕분에 금속으로 된 차체 판을 집어 1㎝보다 작은 부품에 끼우는 작업을 수행했다. BMW는 약 2주간의 시범 운영을 한 결과 “피규어02가 사람보다 정확도는 7배 높고 속도는 4배 빠르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현대차, 엔비디아와 손잡아


SDV·자율주행 등 모빌리티 속도


현대차그룹도 엔비디아와 손잡고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등 미래 모빌리티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2022년 SDV 전환 선언을 한 현대차는 내년까지 차량용 고성능 전기·전자 아키텍처를 적용한 ‘SDV 페이스카(Pace Car)’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차에 확대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인프라를 활용해 AI 모델을 훈련하고 방대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율주행 시스템도 양 사가 공동 개발하기로 해 눈길을 끈다.


두 회사는 로보틱스 분야도 협력한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 로보틱스 플랫폼인 ‘아이작’으로 AI 로봇을 개발하고, 로봇 학습에 필요한 가상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지난 1월 6일 젠슨 황 CEO의 CES 기조연설 무대 뒷배경에 현대차 미국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이 등장한 것도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가 2021년 소프트뱅크로부터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경호에 투입된 이른바 사족보행 로봇 ‘스팟’으로 전 세계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선보인 휴머노이드 로봇 ‘올 뉴 아틀라스’는 최근 연구소에서 뒤로 공중제비(덤블링)하는 모습을 전 세계에 선보이며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윤혁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테슬라나 중국 업체의 자율주행 기술 진보에 비해 한국 완성차 업체 행보가 느리다는 걱정이 있었다. 현대차와 엔비디아의 전략적 협력은 이런 우려를 잠재울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그룹도 발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젠슨 황 CEO와 로봇 등 피지컬 AI 분야에서 의견을 교환했다. 최근 발표한 코스모스 플랫폼을 앞으로도 같이 하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양 사 동맹이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이어 피지컬 AI로 이어질지 주목을 끈다.


LG전자는 로보티즈, 로보스타, 엔젤로보틱스 등 코스닥 상장 로봇 기업 투자를 지속하면서 로봇 개발을 준비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AI 기반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에 6000만달러(약 800억원)를 투자해 지분을 취득하기도 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로봇 사업은 서튼 퓨처(확실한 미래)다. 상황을 봐서 베어로보틱스 추가 지분 투자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기업 움직임도 바빠졌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수년 전부터 개발해온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올해 시험 생산해 자체 공장에 배치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대량 생산해 판매하는 것이 목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BCC에 따르면 전 세계 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해 784억달러(약 114조원)에서 2029년 1652억달러(약 240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피지컬 AI 시장 관전 포인트


1. 성장 ‘J커브’ 그릴까


SW·HW 동시다발 성장


산업계에선 엔비디아 참전으로 피지컬 AI 시장이 본격 개화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한다. 젠슨 황 CEO는 피지컬 AI 개발 플랫폼 ‘코스모스’를 출시하며 “LLM과 마찬가지로 코스모스는 로봇, 자율주행차량 개발을 발전시키는 데 기본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앞으로는 자금이 부족한 일반 개발자도 ‘코스모스’로 AI 로봇을 만들 수 있다. 일각에선 피지컬 AI 개발 플랫폼 활성화로 관련 산업이 ‘J커브’ 형태의 기하급수적 성장(Exponential Growth)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계에 따르면, 챗GPT 출현 후 2년 동안 치열하게 벌어진 AI 모델 개발 경쟁이 피지컬 AI로 옮겨간다. 지금까지 피지컬 AI 토대가 될 초거대 AI 모델 개발에 몰두했다면, 이제는 AI 기술을 현실 세계에 구현하는 경쟁에 불이 붙는다.


전문가들은 AI 모델 개발 기업이 줄줄이 피지컬 AI 시장에 뛰어든 만큼 시장 발전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과거 AI 산업은 크고 작은 ‘캐즘(Chasm·대중화 전 수요 둔화)’에 빠져 정체 국면에 머물렀지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 AI 인프라의 획기적 도약으로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릴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온다.


학계와 산업계에 따르면, AI 산업은 과거 수십년간 ‘캐즘’을 반복하며 ‘기술 수용 주기’를 밟아왔다. 하이테크 마케팅 분야 대가 제프리 무어 박사는 미국 사회학자 에버릿 로저스의 ‘기술 수용 주기 모형(Technology Adoption Lifecycle)’을 마케팅에 접목해 ‘캐즘 이론’을 주장했다.


기술 수용 주기에 따르면 신기술은 초창기 혁신가 수용, 얼리 어댑터 수용, 대중적인 확산과 수용 등 단계별 과정을 거친다. 새로운 기술은 초기 시장에서 주목받다 주류 시장으로 확대되는 과정에서 커다란 단절에 맞닥뜨린다. 무어 박사는 이 시기를 ‘캐즘’이라 불렀다. 캐즘을 극복해야만 광범위한 시장으로 확대되는데, 기존 기술과 단절성·불연속성이 강한 신기술일수록 캐즘이 길어진다는 것이다. 불연속적 혁신은 소비자의 기존 사용 방식이나 인프라를 뒤집는 수준의 변화를 요구한다. 이 때문에 시장 다수 수용자(Majority)까지 침투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AI 산업은 1950년대 이후 숱한 ‘캐즘’을 겪었다.


‘Artificial Intelligence’라는 용어가 처음 사용된 때는 1956년 미국 다트머스 회의에서다. 당시 이 회의를 조직한 주요 인물 중 한 명인 존 매카시(John McCarthy)가 AI 용어를 제안했다. 이후 AI 산업은 크게 1970년대, 1980년대, 2010년대 등 수차례에 걸쳐 ‘AI 캐즘’을 겪었단 진단이다. 1970년대엔 AI가 인간의 지능을 구현할 것이란 기대감이 컸지만, 당시 컴퓨팅 성능과 데이터 부족으로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는 데 실패했다. 1980년대엔 ‘전문가 시스템(Expert System)’ 등장으로 AI 산업이 다시 ‘봄’을 맞을 것이란 기대가 무르익었다. 이는 특정 분야 전문지식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문답할 수 있는 AI 시스템을 뜻한다. ‘전문가 시스템’은 비용 과다, 적용 영역 제한 등 난관에 봉착했다. 1980년대 후반 개인용 컴퓨터가 빠르게 보급되면서 AI 산업은 ‘두 번째 겨울’을 맞았다. 이후 1990년대 후반 IBM ‘딥 블루’와 인터넷 발달, 2012년 딥러닝, 2016년 알파고 등 AI 산업은 부침을 겪었으나 ‘겨울’과 ‘봄’의 반복 주기는 점차 짧아졌다.


전문가들은 자금력과 기술력을 갖춘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동시다발적 성장이 피지컬 AI 산업을 급성장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과학기술평가원은 기술 수용 주기 모형을 기반으로 미래혁신기술의 ‘기술확산점(초기 → 주류 시장 진입 시점)’ 도달 시기를 전망했는데, 미국 기준 완전 자율주행 비행 2031년, 완전 자율주행차 2030년, 초개인화된 AI 2029년, 자율작업 로봇 2028년 등으로 각각 예상했다. 이 시점도 더 당겨질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든다. 수많은 개발자들이 비용 부담 없이 AI 로봇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피지컬 AI 산업에도 ‘챗GPT 모멘트’가 도래하고 주류 시장 진입 시점도 당겨질 것이란 관측이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3월 로봇 개발 전용 플랫폼 ‘그루트’를 공개한 뒤 최근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빠르게 만들고 세밀한 손동작을 짤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로봇 개발 전용 컴퓨팅 시스템 ‘젯슨 토르’도 내놓는다.


2. ‘레드테크’ 파상공세


‘로봇굴기’로 시장 지배력 확대


중국 ‘레드테크’ 약진도 관전 포인트다. 이번 CES에서 앞선 로봇 기술로 주목받은 기업 대부분은 중국 업체다. 미국 첨단 기술 제재 압박에도 중국 기업 1339곳이 이번 CES에 참가해 미국(1509곳)에 이어 둘째였다. 참여 기업만 많았던 게 아니다. 젠슨 황 CEO는 CES 2025 기조연설에서 로봇 개발 플랫폼 ‘코스모스’를 발표하며 로봇을 14개 선보였다. 보스턴다이내믹스(미국), 애질리티로보틱스(미국), 피규어(미국), 앱트로닉(미국), 유니트리(중국), 샤오펑(중국), 갤봇(중국), 로봇에라(중국), 애지봇(중국), 푸리에(중국), 1X(노르웨이), 멘티(이스라엘), 뉴라로보틱스(독일), 생츄어리AI(캐나다) 등이 주인공이다. 6개가 중국산이다. 젠슨 황 CEO는 “자동차 산업 변화에 영향을 준 건 테슬라보다 중국”이라며 중국을 치켜세웠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뒀음에도 엔비디아가 중국과 접점을 확대할 만큼 중국 공세가 매섭다는 의미로 산업계는 해석한다.


중국 로봇 산업은 국가 주도의 외생적 성장 전략과 민간 주도의 내생적 성장 전략 조화로 기술 발전 속도를 크게 끌어올렸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중국은 일찌감치 정부 주도로 AI 발전계획을 마련해 이를 시행 중이다. 중국 국무원은 2017년 ‘차세대 AI 발전계획’을 발표하고 3단계 발전 로드맵을 내놨다. 2021년 ‘스마트제조 14차 5개년 발전계획’에서는 스마트 모바일 로봇, 반도체 로봇, 협업 로봇, 자기적응 로봇 등 신형 장비 발전 촉진 방안을 수립했다. 2023년에는 휴머노이드 육성책 ‘휴머노이드 혁신 발전 지도 의견’을 발표했다.


중국 특유의 탄탄한 기업 인프라도 강점으로 평가된다. 테스트베드로 든든한 내수 시장을 등에 업은 데다 주 52시간 근무 시간 규제 등에 구애받지 않고 연구할 이공계 인재가 넘쳐난다. 네거티브 규제를 중심으로 한 규제 완화, 중간 기술 단계를 뛰어넘는 ‘리프프로깅(Leapfrogging)’ 전략, 유니콘 기업 육성 등도 정부 주도 외생적 성장의 주된 축을 이룬다.


이 같은 외생적 성장 전략과 민간 부문 내생적 성장 조화는 혁신을 촉진하는 마중물이 됐다. 법과 규정에 허용된 것 외에는 모두 금지하는 포지티브 규제와 달리 네거티브 규제를 산업 전반에 폭넓게 도입함으로써 민간 기업의 신규 산업 진출과 기술 개발을 가속시켰다. 신산업 진출 물꼬를 확 트여줘 전기차 회사 샤오펑부터 베이징대(갤봇)·칭화대(로봇에라) 교내 벤처까지 치열한 경쟁을 통한 기업 진출입이 활발해졌다는 평가다.


3. 갈 길 먼 한국, 과제는 없나


경쟁우위 영역 집중 투자 절실


한국은 제조업에서 ‘추격자 전략’으로 고도성장 신화를 써왔지만, AI와 로봇 산업에서는 초급 수준에 머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글로벌 연구개발(R&D) 전략지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AI 분야 효율적 학습 및 AI 인프라 고도화 4위, 첨단 AI 모델링·의사 결정 5위, 안전·신뢰 AI 5위, 산업 활용·혁신 AI 6위 수준으로 평가된다. ‘G2’ 미국·중국과 기술 격차도 크다.


박철완 한국로봇산업협회 상근부회장(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은 “한국은 AI·센서·액추에이터 등 핵심 요소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고 정책·산업·과학기술 전반에서 많은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한다.


피지컬 AI 핵심 경쟁력을 이루는 요소는 소프트웨어(AI)와 맞춤형 하드웨어 설계·제조 역량 등 두 가지다.


우선, AI 뼈대는 학습·추론용 데이터와 관련 알고리즘, 그리고 HBM·GPU 등 반도체를 얹어 고성능 컴퓨팅(High Performance Computing·HPC)을 구현한 소프트웨어다.


AI 소프트웨어는 한국이 특히 취약한 분야다. 원천기술은 물론 자본력에서도 빅테크와 비교 불가다. 1956년 미국 다트머스 회의에서 AI에 관한 개념이 처음 정립된 후 인간 지능을 대체할 학문 분야로 인정받았다. 그 뒤 70여년간 전자공학과 컴퓨터공학 등 연관 학문에서 성과 축적으로 작금의 AI 시대가 도래할 수 있었단 진단이다. 이 기간 한국은 선진국 대비 비교우위에 있던 자본집약적 제조 역량 고도화에 주력해 고도 성장을 일궜지만, AI 소프트웨어 경쟁력은 열위에 놓인 형국이다.


AI 반도체 제조 밸류체인에서도 소프트웨어가 고부가가치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반도체는 크게 설계-디자인-제조-산화-포토(감광)-식각-증착-배선-검사-패키징 등 10단계 공정을 밟는다.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가 한 몸처럼 연결된 AI 시대엔 첫 단계인 설계와 마지막 단계 패키징 기술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막대한 경우의 수 가운데 최적화 조합을 찾는 소프트웨어 역량을 갖춰야 한다. 고성능 연산·추론 과정에서 발열 제어를 위한 초저전력 구현을 위해서도 최적화 소프트웨어가 필수다.


문제는 AI 소프트웨어가 산업 곳곳에 전방위 침투하면서 제조업 속성도 변화시켜놓는다는 데 있다. 우리 기업은 표준화된 중앙집중적 생산공정에서 범용 제품을 만드는 데 능수능란했다. 하지만 AI 시대 고객 요구에 맞춰 공정·제품을 설계하는 맞춤 제작 역량은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피지컬 AI도 마찬가지다. 피지컬 AI는 단순히 범용 하드웨어에 AI를 얹는 개념이 아니라 AI 모델 맞춤형으로 설계·제조한 하드웨어 구현에 가깝다. 달리 말해, 피지컬 AI 구현을 위해선 고도의 설계 역량을 기반으로 맞춤형 하드웨어 제작이 요구된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피지컬 AI 시대 생존을 위해서는 경쟁우위가 뚜렷한 영역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을 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학계에서는 민관이 조화를 이뤄 ‘양손잡이 전략(Ambidextrous Strategy)’을 펼 것을 조언한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민간 기업에서는 경쟁우위를 갖춘 기존 핵심 역량을 강화하되(활용·Exploitation), 새로운 기회 포착(탐험·Exploration)을 위해서는 정부가 정책 패키지 등으로 불확실성을 낮춰 기업의 신시장 진출입을 활발히 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우리 기업이 AI와 로봇 관련 소프트웨어 시장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주저했던 것도 낮은 이익 가시성과 이에 따른 불확실성이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고 전문가들은 꼬집는다.


제어로봇시스템학회장을 지낸 고광일 고영테크놀러지 대표는 “AI나 로봇 산업은 주류 시장으로 진화하기까지 여러 차례 캐즘을 극복해야 하는 만큼 기술 수용 주기를 잘 이해하고 단계별로 적합한 사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로봇은 결국 고객사 수요에 맞춰 제작해야 하지만 막대한 비용을 들여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시장 불확실성이 장벽으로 작용한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로봇 업체와 수요처를 매칭해주는 등 판로 개척을 적극 도와야 한다”는 로봇 제조 기업 관계자 의견도 새겨들을 만하다.


[김경민 기자 kim.kyungmin@mk.co.kr, 배준희 기자 bae.junhee@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94호 (2025.01.22~2025.02.04일자) 기사입니다]


김경민 매경이코노미 기자(kmkim@mk.co.kr),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bjh0413@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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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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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월가, 트럼프 관세 동조로 선회…"안보에 도움되면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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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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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서학개미 잠은 다 잤네”…돌아온 트럼프, 폭풍 SNS 올릴 때마다 주가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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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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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이 찍은 미래 먹거리...피·지·컬·A·I [스페셜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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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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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으로 AI 반도체 평정…SK하이닉스, 삼성 뛰어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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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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