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 화상 특별연설
美 소득세·법인세는 내릴 것
EU 美빅테크 벌금에 불만 표해
“나토 국방비 5%로 올려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 화상 특별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WEF 홈페이지 캡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 기업들에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지 않으면 막대한 관세에 마주하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진행 중인 세계경제포럼(WEF)에 화상통화 방식으로 참여한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 기업에 자신의 정권 하에서 미국보다 더 좋은 생산 부지는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전 세계 모든 기업에 전하는 제 메시지는 매우 간단하다”며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면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세금을 부과할 것이고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지 않는다면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관세로 인해 수천억 달러에서 조 단위의 돈이 재무부로 유입될 것이고 이는 미국 경제를 강화하고 부채를 갚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상 가장 큰 감세 법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단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근로자와 가정을 위한 대규모 세금 감면과 국내 생산자 및 제조업체를 위한 세금 감면을 우선순위로 삼겠다”며 “(2017년 도입돼 올해 말 만료되는) 트럼프 세금 감면 조치의 연장을 위해 민주당과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석유와 가스 개발을 확대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취임 후 비이성적이고 비용이 많이 드는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종료했다”며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석유와 가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를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로 인해 거의 모든 상품과 서비스의 비용이 감소할 뿐만 아니라 미국은 제조업 강국이 되고 인공지능과 암호화폐의 세계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유럽을 상대로 강경한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유럽연합(EU)은 매우 부당하게 미국을 대하고 있고 미국은 EU에 매우 큰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EU는 미국 농산물과 자동차를 수입하지 않으면서 매년 수백만 대의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한다”며 “또한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막대한 벌금을 부과하는 데 이는 과세의 한 형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에서 국내총생산(GDP)의 5%를 국방비로 지출할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조치는 몇 년 전부터 시행됐어야 했던 일”이라며 “내 재임 시절 2%의 목표를 실현하도록 압박한 결과 많은 국가가 이를 지키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을 위해 산유국에 유가 인하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가 내려가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은 즉시 끝날 것”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유가 인하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 수입원인 기름 가격이 내리면 러시아가 전쟁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어 “기름값이 내려가면 저는 즉시 금리 인하를 요구할 것이고 전 세계 모든 곳에서 마찬가지로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유가가 떨어져 물가가 잡히면 금리 인하에도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문가영 기자(moon31@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