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지수 장중 6100넘어 최고
일본-중국 증시도 상승세 보여
외국인 매도에 코스피-코스닥 약세
美관세 우려로 수출업종주 하락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트럼프 효과’에 힘입어 사상 최초로 장중 6,100 선을 넘어섰다. 일본과 중국 증시도 1%대 상승세를 보였지만, 한국 증시는 외국인 자금 이탈에 나 홀로 뒷걸음질 쳤다.
23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24% 내린 2,515.49에 거래를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가들이 6000억 원 넘게 순매도하면서 전일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코스닥도 전일 대비 1.13% 내리면서 상승세가 꺾였다.
이날 국내 증시는 제조업 기반의 수출 기업 위주로 내림세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관세 인상에 나설 경우 한국 수출 기업들의 타격이 클 수 있다는 예상에서다. 삼성전자(―1.10%), SK하이닉스(―2.44%) 등 반도체 관련주가 내림세를 보인 가운데, 철강(―1.73%), 에너지화학(2.21%) 등 주요 수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최근 트럼프 수혜주로 꼽혔던 조선주도 대규모 차익 매물이 나오면서 급락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11.52%), HD한국조선해양(―6.22%), 삼성중공업(―4.29%) 등의 낙폭이 컸다.
전문가들은 27일부터 설 연휴로 인해 국내 증시가 장기 휴장에 들어가는데, 이를 앞둔 국내외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움직임이 주가 약세를 불렀다고 분석한다. 설 연휴 기간 중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비롯한 미국의 빅테크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된 것도 변수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중국의 국영 보험사들이 주식 시장 투자금을 늘리는 등 중국의 증시 부양책이 본격화한 것도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국내 증시가 오른 상황에서 장기 연휴로 인해 외국인 등이 물량을 일부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과 달리 뉴욕 3대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후로 사흘 연속 동반 상승세를 나타냈다. 22일(현지 시간) S&P500지수는 장중에 6,100.81까지 오르면서 지난해 12월 6일(6,090.27) 이후 최고점을 찍었다. 종가는 전일 대비 0.61% 오른 6,086.37였다. 다우존스평균지수도 0.30% 오른 44,156.73에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트럼프 대통령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소식에 1.28% 올랐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도 0.79% 상승한 3만9958.87엔에 마감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증시 부양 기대감에 0.51% 올랐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달러화 약세 등의 영향을 타고 나흘 연속 하락했다. 이날 오후 3시 30분 종가 기준 전일 대비 0.3원 내린 1437.3원에 마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