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즉각 금리인하 요구할 것
세계 금리도 우리 따라 내려가야”
설 연휴 이후 다시 출렁일 수도
딜러들이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모니터를 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1.31포인트(0.85%) 오른 2536.80으로 장을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으로 전일 대비 6.0원 내린 1431.3원으로 마감했다. 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춤을 추고 있다. 한때 1500원을 넘봤지만, 어느새 1430원대까지 떨어졌다. 달러화 약세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준금리 인하 압박 발언과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에 24일에도 내림세를 이어갔다. 장중 1428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과 일본의 금리 변화 신호에 환율 레벨이 낮아졌지만, 다음 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이 예정된 만큼 설 연휴를 지난 이후 환율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경계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 전일 대비 6.0원 내린 1431.3원으로 마감했다. 개장 직후 1440원 턱 밑까지 올랐던 환율은 점차 하락 폭을 확대하더니 오후 들어 1428.3원까지 내렸다. 지난달 16일(1428.0원) 이후 약 한 달 만에 최저치다.
원화 강세(달러화 약세)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을 겨냥해 금리 인하 압박을 넣으면서 어느 정도 예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화상 기조연설을 통해 “즉각 금리 인하를 요구할 것”이라며 “마찬가지로 전 세계적으로도 금리는 우리를 따라 내려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우호적 대화를 나눴다며 새로운 무역 합의를 할 수 있다고 밝힌 점도 달러화 약세를 부추겼다. 시장에서는 중국에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일부 철회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여기에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단기 정책금리)를 현재 ‘0.25% 정도’에서 ‘0.5% 정도’로 올리기로 하면서 달러화의 힘은 더 약해졌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은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 만이다. 기준금리가 0.5% 수준으로 오른 건 17년 만이기도 하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발표 이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8포인트를 웃돌다가 107.72포인트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다음 주에 이뤄질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등으로 설 연휴 이후 우리 금융시장이 다시 출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정훈 하나은행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시장 예상보다 우호적 상황들이 전개되면서 변동성이 좀 완화된 측면이 있다. 다만 완전히 진정된 게 아니고 트럼프의 관세정책이나 연준의 통화정책이 아직 실현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1분기까지 환율이 1450원 전후로 출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황인호 기자(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