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에서 차별화된 성과를 보이던 국내증시가 딥시크와 트럼프 관세폭탄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대부분 종목이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개인투자자들 수급이 테마주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3일 오전 10시44분 기준 국내증시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도세를 보이는 가운데 개인 홀로 순매수 중이다. 한국가스공사 (36,550원 ▲2,350 +6.87%)는 전 거래일 대비 1650원(4.82%) 오른 3만5850원에 거래 중이다. 화성밸브 (9,940원 ▲970 +10.81%)(9.36%), 한선엔지니어링 (8,380원 ▲570 +7.30%)(8.71%)도 상승세를 보인다.
이외에도 유니온 (6,400원 ▲1,340 +26.48%)(27.87%), 유니온머티리얼 (2,525원 ▲320 +14.51%)(17.23%), 티플랙스 (3,390원 ▲385 +12.81%)(12.48%), 동국알앤에스 (3,030원 ▲285 +10.38%)(12.20%), 공구우먼 (5,030원 ▲865 +20.77%)(19.81%), GRT (5,500원 ▲1,245 +29.26%)(29.49%) 주가가 급등세다.
한국가스공사와 피팅밸브를 생산하는 코스닥 상장사 화성밸브, 한선엔지니어링 등은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 테마주에 속한다. 본격적으로 탐사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난해 여름 많게는 200% 넘게 주가가 상승했지만 계엄 선포로 현 정부 정책동력이 상실되며 대왕고래 프로젝트 예산안도 전액 삭감되자 이들 종목은 상승분을 전부 토해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 테마주가 이날 다시 주목을 받은건 동해에 추가 유전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용역 보고서가 나왔기 때문이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석유공사 등은 미국 심해 기술평가 전문기업인 액트지오(ACT-GEO)가 지난해 12월 울릉분지에 최대 51억7000만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더 매장돼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액트지오는 지난해 6월 정부가 동해에 최대 140억배럴의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발표했을 때 근거를 제시한 업체기도 하다.
이번에 발간된 보고서에 따르면 액트지오는 울릉분지 일대에서 14개 유망구조를 추가적으로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자원량이 가장 많은 유망구조 이름은 마귀상어로 해당 구조에는 최대 12억9000만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묻혀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현재 정부는 전문가들에게 해당 보고서 내용 검증을 맡긴 상태다.
희토류에 빅사이즈 여성 의류 쇼핑몰까지, 주가 급등 이유는?유니온, 유니온머티리얼, 티플랙스, 동국알앤에스 등 희토류 관련 테마주가 급등하는 건 미·중 무역 갈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동맹국인 캐나다와 멕시코산 제품에 25% 관세를 중국산 제품에는 10%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정책은 오는 4일부터 시작된다.
중국 상무부는 관세 부과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며 WTO(세계무역기구)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희토류는 첨단산업에 꼭 필요한 원자재이지만 중국이 전세계 생산량 75%가량을 차지하고 있는만큼 중국이 수출제한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 과거에도 미·중 갈등이 커지던 시기에 희토류 관련주가 급등한 바 있다.
여성 의류 쇼핑몰인 공구우먼도 미·중 갈등 테마주에 엮여 함께 주가가 급등했다는 풀이다. 공구우먼은 샤오홍수를 통해 현지에서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샤오홍수는 미국이 틱톡을 제재하며 등장한 중국판 인스타그램이다.
딥시크 여진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가 19만원선을 내줬고 이오테크닉스, 한미반도체, 테크윙 등 국내 반도체 관련주가 줄줄이 장중 낙폭을 키우는 상황에서 딥시크 관련주에 속하는 코스닥 상장사 GRT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기능성 신소재 제품을 생산하는 중국기업 GRT는 지난해 3월 AI 서버업체 낭조정보와 수주계약을 체결했는데 딥시크가 낭조정보 서버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관련주에 속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금리인하 기조가 계속되고 있고 최근 발표된 미국 PCE(개인소비지출)지표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만큼 국내증시 조정이 일시적일 것으로 보고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딥시크와 트럼프발 관세쇼크는 일시적 현상에 그칠 수 있다"며 "테마주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한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