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發) '글로벌 관세전쟁'이 현실화한 가운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수출기업들과 만나 우리 경제·기업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역대 최대 규모의 360조원의 수출금융 공급 등 가용재원을 총동원해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수출기업들과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병환 금융위원장 등 관계부처 장관도 함께 했다. 기업 측에선 △엘앤에프 △케이조선 △동진쎄미켐 △대모엔지니어링 △코디아산업 대표가 참석했다.
최 권한대행은 이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 캐나다, 중국에 대한 고율의 관세조치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기업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가용수단을 총동원해 대응하겠다"며 "이 과정에서 미국과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적극 소통해 우리의 입장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멕시코·캐나다·정부 및 현지 진출 기업과도 지속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따라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오는 4일부터 캐나다의 에너지 제품에 10%, 그 밖의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가 부과된다. 멕시코에 대해서는 모든 제품에 25% 관세가 매겨진다. 또 중국은 10%의 추가 관세가 부과된다. 아울러 이들 국가가 맞대응 조치를 할 경우 관세율을 더 올릴 수 있는 보복 조항도 담겼다.
미국의 1차 관세부과 대상국에선 빠졌지만 우리나라 수출에도 비상등이 들어왔다는 평가다.
당장 자동차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에 따라 멕시코에서 자동차 완제품을 만들어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하던 길이 막히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342억 달러(2024년 1월1일~12월25일 기준)로 대미 최대 수출품목을 기록했다.
정부는 수출기업 유동성 확보를 위해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360조원의 수출 금융을 공급할 계획이다. 또 해외전시회·무역사절단 등 수출 지원 사업에 전년 대비 40% 증가한 2조90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달 수출전략회의를 재개하고 '범부처 비상수출대책'도 발표할 계획이다.
최 권한대행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새로운 협력 기회를 발굴하고 수출 다변화를 위해 아시아·중동·중남미 등 신흥시장까지 통상 네트워크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수출기업들은 △반도체·이차전지 산업에 대한 지원 확대 △조선업 금융지원 및 RG(선수금환급보증) 한도 상향 △해외전시회 및 수출바우처 지원 확대 등과 같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관계부처 장관들은 추가 제도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선 관계부처 및 기관과 적극 협업해 지원 방안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최 권한대행은 "수출 전선에 있는 우리 기업이 정부 지원을 체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관계부처와 유관기관이 현장과 지속 소통하고 적극 협업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최 권한대행은 지난달 수출이 16개월 만에 전년 동월 대비 감소전환한 것과 관련, "1월 수출이 장기 설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등으로 전년 대비 줄었지만 일평균 수출은 증가했고 설날이 포함된 1월 중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이러한 수출기조와 조업일수 등을 감안하면 2월 수출은 플러스로 반등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