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달 분양 예정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2만6000여가구보다 절반에 못 미치는 1만2000여가구에 그칠 전망이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실제 분양물량은 이보다 더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3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올해 2월 분양 예정 물량은 16개 단지, 총 1만2676가구(일반분양 7821가구)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만5974가구)과 비교하면 51% 줄어든 수준이다. 권역별로는 수도권 6251가구, 지방 6,425가구가 공급된다.
수도권 내 인천 4180가구, 경기 2071가구가 예정됐다. 서울은 분양 예정 사업장이 없다. 지방은 △충남 1763가구 △부산 1436가구 △대전 952가구 △울산 899가구 △대구 755가구 △광주 620가구 순이다.
주요 단지별로는 대규모 브랜드 단지도 분양 예정됐다. 경기지역에서는 의정부시 호원동 '힐스테이트회룡역파크뷰'가 1816가구 중 674가구를 분양한다. 인천은 HDC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가 미추홀구 학익동 시티오씨엘 공동 4블록에 조성하는 '시티오씨엘7단지' 1453가구가 나온다. 부평구 산곡동의 산곡구역효성해링턴플레이스 2475가구도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지방·광역도시에서는 대전 동구 가오동 '대전롯데캐슬더퍼스트' 952가구, 부산 사하구 당리동 '더샵당리센트리체' 821가구, 충남 천안시 서북구 업성동 e편한세상성성호수공원 1763가구 등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앞서 올해 1월 분양실적률은 65%로 집계됐다. 분양 예정 물량 10가구 중 6~7가구만 실제 분양이 이뤄진 셈이다. 지난달 분양 예정 물량 1만3113가구 중 실제 분양이 이뤄진 단지는 총 8585가구에 그쳤다. 이 중 일반분양은 5194가구(공급실적률 55%)다.
다만 분양을 진행한 주요 단지들은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1월 전북 전주에서 분양한 '더샵 라비온드'가 1순위 평균 경쟁률은 26.1대 1로 나타났다. 새 아파트를 기다렸던 전주 지역 내 수요자들이 청약에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세종시 5-1생활권의 '양우내안애 아스펜'은 311가구 모집에 총 3,745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은 12대 1로 집계됐다. 세종시에 오랜만에 공급되는 새 아파트로 분양가상한제 적용과 전국 청약이 가능한 점이 높은 경쟁률의 요인으로 꼽힌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월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전국 평균 71.4포인트(p)로 전월 대비 10.6p 하락했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2개월째 악화했다. 강화된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경기 악화 전망, 탄핵 정국에 따른 불안 심리 등이 작용하며 분양시장을 위축시켰다는 분석이다.
전반적으로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만 수요가 집중되는 쏠림 현상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직방 측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건설사들도 분양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2월 분양시장 역시 전년과 비교해 신규 분양물량이 줄고 수요 또한 위축될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1월 분양한 세종시나 전북 전주 단지처럼 일부 지역에서는 신규 아파트가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 여전히 견고한 수요를 나타냈다"며 "입지나 분양가의 경쟁력 등에 따라 청약 쏠림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