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멕시코·중국을 상대로 '관세 전쟁'을 선언하고 대상국들이 맞불을 놓을 준비를 하면서 글로벌 자산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4일(현지시간)부터 캐나다산 물품에 25%(석유·천연가스 10%), 멕시코 모든 제품에 25%, 중국 제품에 10%의 추가를 부과한다. 이에 캐나다는 1550억캐나다달러(CAD, 약 155조원) 상당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 25%를 부과하기로 했다. 멕시코도 관세 및 비관세 조치를 모두 포함한 방안의 시행을 예고했지만 구체적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중국도 곧 대응 조치를 공개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은 잔뜩 긴장했다. 관세 발효 하루 전인 3일 미 달러/캐나다 달러 환율은 장중 최고 1.4793달러에 도달했는데, 이는 2003년 2월 이후 22년 만의 최고 기록이다. 이날 미 달러/멕시코 페소 환율의 경우 최고 21.2924페소를 찍었고, 이는 22페소를 넘어섰던 2021년 11월 이후 3년여만의 최고치다.
미 달러 대비 캐나다 달러와 멕시코 페소 가치가 급격히 하락한 셈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25% 관세 부과가 본격 개시되면, 캐나다 달러 가치가 20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며 금값도 출렁였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4월 인도분 미국 금 선물 시세는 지난달 31일 기준 트로이온스당 2835달러로 마감, 지난달 30일 2800달러 선을 돌파한 뒤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금은 작년에도 25%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전문가들은 올해도 불확실성이 계속되며 연내 금 가격이 30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원유 가격도 급등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 인도분 선물은 이날 배럴당 73.89달러를 기록, 전장 대비 1.88%(1.36달러) 상승했다. 브렌트유 4월 인도분 선물은 전장 대비 0.96%(0.73달러) 오른 76.4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가상자산(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는 고난의 시기다. 암호화폐정보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3일 오후 3시(한국시간)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9만3991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24시간 전 대비 6.4% 하락한 결과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31일 오전 10만5000달러를 찍은 후 사흘 연속 약세를 기록 중이다.
CNBC는 "많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장기적인 인플레이션과 불확실성 리스크의 헤지 수단으로 생각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위험자산처럼 거래되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전쟁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8만달러를 밑돌 수 있다는 일각의 분석도 전했다.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