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연초 대비 20.4%↑…애플·엔비디아 7%대 하락
매그니피센트7
최근 수년간 미국 증시를 이끌었던 '매그니피센트7(M7)' 연초 성적표가 엇갈리고 있다. 중국의 AI(인공지능) 딥시크 사태, 미중 관세전쟁의 개막 등으로 과거의 기록적 상승을 재현하긴 어렵다. 7개 종목 사이에도 주가의 등락폭이 벌어진다.
지난 5일(현지시간) 메타의 종가는 704.87달러로 전년 말 대비 20.4% 올랐다. 이는 M7 종목 중 독보적인 선두다. 아마존의 종가는 236.17달러로 같은 기간 7.6% 상승했고, 구글(알파벳A) 종가는 191.33달러로 1.1% 상승했다.
M7 중 다른 4개 종목은 올해 들어 일제히 주가가 하락했다. 애플은 232.47달러로 5주 동안 7.2% 떨어졌고, 엔비디아(-7.0%), 테슬라(-6.4%), 마이크로소프트(-1.9%) 순이었다.
지난 2022년 말부터 미국 증시의 강세장을 주도해왔던 7개 종목이 올해 들어 불균형한 성적을 기록하면서, 더 이상 7개 종목을 한 바구니로 묶어야 할지를 두고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표정이다.
보케 캐피털 파트너스의 투자 책임자 킴 포레스트는 6일 CNBC에 "작년까지만 해도 투자자는 'M7'이란 이름의 ETF를 매수하는 것만으로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그 중 어떤 종목에 투자해야 할지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CNBC는 M7 종목의 희비를 가른 변수 중 하나로 저비용·고효율 AI 서비스 딥시크의 충격을 꼽았다. 뉴욕타임스(NYT) 분석에 따르면 딥시크는 챗GPT에 버금가는 성능의 '딥시크-V3'를 출시하면서 개발 비용이 557만6000달러(약 81억원)에 그쳤는데, 이는 메타의 최신 AI 모델 라마3 학습 비용의 10분의 1수준이었다. AI 투자에 거액을 쏟아부었던 빅테크가 그만큼의 성과를 얻어낼 수 있을지 의심이 커졌다.
이에 따라 M7 중 엔비디아와 MS 등 비교적 AI 테마에 크게 노출된 종목은 주가에 타격을 입었고, 아마존처럼 사업을 다각화한 기업은 관련 손실이 적었다는 게 CNBC의 분석이다.
또 다른 태풍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귀환이었다. 2기 트럼프 행정부가 곧바로 중국과의 관세 전쟁에 돌입, 중국 시장 판매 비중이 높은 애플에 부담을 줬다. 테슬라의 경우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정부의 핵심 인물로 가담했지만, 오히려 시장 기대치가 과열된 탓에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테슬라 주가는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는 머스크의 서사를 따르고 있다"며 "주가가 비트코인화됐다"고 지적했다.
CNBC는 M7의 사업 규모와 기술 경쟁력을 고려하면 여전히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하지만, 향후 개별 종목마다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자본시장 뉴스레터인 코베이시 레터의 편집장 아담 코베이시는 CNBC에 "이제 시장 투자자로서 훨씬 더 큰 변동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