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16조원대 순이익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고환율 속에서도 자본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대규모 주주환원까지 예고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2024년 당기순이익은 총 16조420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4조8908억원) 대비 10.3% 증가한 규모다.
KB금융이 5조782억원으로 국내 금융지주 최초로 '5조 클럽'에 진입했다. 이어 신한금융 4조5175억원, 하나금융 3조7388억원, 우리금융 3조960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사상 최대 실적을, 우리금융은 역대 두 번째 실적을 달성했다.
이 같은 호실적의 배경에는 이자이익 증가가 자리잡고 있다.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이자이익은 41조8760억원으로 전년(40조6212억원) 대비 3.1% 증가했다. 특히 예대금리차가 지난해 8월 평균 0.94%p에서 12월 평균 1.46%p로 크게 확대된 것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가계대출 증가도 실적 호조에 한몫했다. KB국민은행의 원화 대출은 지난해 말 364조원으로 전년 대비 6.4% 증가했으며, 신한은행(10.3%), 하나은행(4.0%), 우리은행(6.3%) 등도 대출 규모가 크게 늘었다.
비은행 부문 실적도 돋보였다. KB금융의 비은행 기여도는 40%에 달했다.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이 1조1090억원의 순익을 올렸고, KB국민카드도 4027억원으로 14.7% 성장했다.
신한금융(비은행 기여도 25%)은 신한라이프가 5284억원으로 11.9% 성장했다. 하나금융(비은행 기여도 15%)은 하나카드가 트래블로그 상품 흥행에 힘입어 2217억원의 순익을 달성했다. 우리금융은 보험사 부재로 비은행 기여도가 8.4%에 그쳤으나, 우리카드가 1470억원으로 32.4% 성장하며 선방했다.
지난해 말 원‧달러 환율이 1480원대까지 급등하면서 재무 건전성 우려가 확대됐지만, 4대 금융 모두 자본 비율을 양호한 수준에서 관리했다.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KB금융이 13.51%로 가장 높았고, 하나금융 13.13%, 신한금융 13.03%가 뒤를 이었다. 우리금융은 12.08%로 다소 낮았으나 유일하게 전 분기(11.95%) 대비 개선됐다.
이성욱 우리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컨퍼런스 콜에서 “지난해 4분기 원‧달러 환율이 150원 급등하면서 CET1이 약 40bp(1bp=0.01%p) 하락하는 영향이 있었다”며 “견조한 이익 증가와 자산 리밸런싱에 기반해 적극적으로 위험가중자산을 관리했다”고 밝혔다.
금융지주들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책도 잇따라 발표했다. KB금융이 5200억원으로 가장 큰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발표했고, 신한금융 5000억원, 하나금융 4000억원, 우리금융 1500억원이 뒤를 이었다.
다만 KB금융의 주주환원 정책을 두고 시장의 아쉬움이 나온다. KB금융은 상반기 5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해 총 1조7600억원의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했지만, 이는 1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기대했던 시장 예상을 밑도는 수준이다. 특히 KB금융이 처음으로 연간 순이익 5조원을 돌파하고 CET1 비율도 13.51%로 양호한 상황에서 나온 계획이라 아쉽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나상록 KB금융 CFO는 “예상되는 이익 규모와 보통주자본비율을 고려해 주주환원금액을 추정해보면 (금액이) 지난해보다 후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 핀포인트뉴스(https://www.pinpoi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