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상반기 두 차례 내리며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연 2.50%로 조정할 것이라고 만장일치로 전망했다. 또 하반기에 두 차례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서며 2.00%까지 금리를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봤다.
국제금융센터는 11일 '국내 상황에 대한 해외시각 변화 점검'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바클리, 씨티, 골드만삭스, HSBC, JP모건, ING, 노무라 등 총 8곳의 IB 전망이 모두 동일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3~4분기 전망은 엇갈렸다. 바클리와 노무라는 한은이 2분기 말에 이어 3분기 말에도 기준금리를 2.50%로 유지하고, 4분기 들어 2.25%로 한 차례 더 낮출 것으로 전망했다. BOA와 골드만삭스, HSBC는 한은이 2분기 말 2.50%에서 3분기 말 2.25%로 내리고, 연말까지 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씨티와 JP모건은 3분기 말 연 2.25%, 4분기 말 2.00%로 내다봤고, ING는 3분기 말과 4분기 말 각각 연 2.0% 수준으로 내다봤다.
한은이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현행 연 3.00%에서 2.00~2.25%까지 0.75~1.00%포인트(p) 내릴 것이라는 데도 IB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한 번에 0.50%p 인하하는 '빅컷'이 없다고 가정할 경우 연내 3~4회 금리 인하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IB들이 빠른 속도의 금리 인하를 예상한 건 국내 정치 불확실성에 따른 경기 하방 압력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승민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비상계엄 직후에는 신속한 계엄령 해제 등으로 낙관적 전망도 제기됐다"면서도 "탄핵 정국이 전개되면서 정치 불안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IB들이) 주목했다. 권력 공백과 외교정책 변화 등에 관한 우려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책 당국의 대응으로 금융 시장은 안정적이지만, 내수 부진에 따른 성장 타격이 불가피하며 통화·재정정책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는 시각이 다수"라고 덧붙였다.
주요 IB 절반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올해 기준금리 인하를 1회 이하로 전망하는 것과도 차이가 있어 보인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IB 10곳 중 5곳이 미 연준의 올해 금리인하 횟수를 0~1회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도이치뱅크는 지난 1월에 이어 이달에도 연내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노무라도 1월 1회를 이달 동결로 변경했다. 모건스탠리는 2회에서 1회로 낮췄으며, 바클리의 경우 1회 전망을 유지했다. 이로써 5곳의 IB가 0~1회를 예상하고 있다.
선물시장에 반영된 미 연준의 기준금리 전망치도 높아진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금리 전망치는 지난달 29일 기준 연 4.08%에서 이달 7일 기준 4.18%로 0.10%포인트(p) 상승했다. 현재 연 4.50%보다 0.32%p 낮은 수치다.
향후 IB 전망과 같이 한국이 미국보다 기준금리를 빠르게 내리면 현재 1.50%p로 좁혀진 양국 금리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 최대 2.50%p까지 벌어지면서 역대 가장 큰 폭을 나타낼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한 미 간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지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 등에서 대거 이탈하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디지털타임스 임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