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K푸드 열풍이 국내 식음료업체의 호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선 동원그룹의 식품 계열사인 동원F&B (30,950원 ▼250 -0.80%)가 11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4조4836억원과 183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8%, 10% 늘었다. 참치액과 명절 선물세트 판매가 늘었고 가정간편식(HMR)과 음료, 유제품 부문도 안정적인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수출을 통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하며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이를 바탕으로 동원그룹의 사업 지주사인 동원산업 (34,500원 ▲350 +1.02%)도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한 503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매출(8조9464억)은 지난해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동원F&B 관계자는 "수출 수익성 개선과 단체급식업체인 자회사 동원홈푸드의 성장으로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롯데칠성 (103,700원 ▼700 -0.67%)음료는 경기침체와 고물가에 따른 국내 소비심리 위축과 고환율·원부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인한 경영환경 악화 등 시장 전반의 부정적 요인에도 국내 종합 음료기업 최초로 연매출 4조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매출 4조245억원, 영업이익 1849억원을 달성한 것. 2023년 3조원 달성 이후 1년만의 성과로 2001년 조 단위 매출 시대를 연 후 23년 만의 결실이다.필리핀펩시를 필두로 한 글로벌 사업과 제로 음료, 소주 '새로' 효과를 본 덕이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올해도 제로 탄산음료, 소주와 맥주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해외 자회사의 수익률 개선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리온 (107,600원 ▲2,700 +2.57%)도 창사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5000억원을 돌파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 3조1043억원, 영업이익 543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6%, 영업이익은 10.4% 각각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53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5% 늘었다. 그룹의 순현금 보유액은 1조6000억원에 달한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카카오·설탕 등 원재료 가격 상승까지 더해진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 법인의 실적 호조세를 보인 결과다. 오리온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이 65%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지속적으로 해외 법인의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수출 확대를 통해 해외 비중을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