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교역하는 모든 나라의 관세율에 맞춰 관세를 부과하는 상호관세 행정명에 이르면 12일(현지시간)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진행된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 취임 선서식에서 취재진을 만나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오늘은 개버드 국장의 날이라 관심을 뺏고 싶지 않다"며 "나중에 할 수도 있고 내일 아침에 할 수도 있지만 상호관세에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호관세는 교역 상대국의 관세율에 맞춰 비슷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대응 방식이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이날 개버드 국장 취임 선서식에 앞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3일 백악관에서 나렌드라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기 전에 상호관세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상호관세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오늘 아침 일찍 정부가 다른 나라들과 대화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과 백악관 발표를 종합하면 상호관세는 오는 13일 발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곧바로 국가별 관세를 발표하기보다는 상호관세 추진 계획만 공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상호관세 대상국으로는 유럽연합(EU)·대만·베트남·한국 등이 거론된다. 한국은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해 대부분 상품이 무관세지만 미국과 교역에서 흑자 규모가 커 미국이 비관세 장벽을 이유로 상호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일부 품목이 관세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자동차와 의약품은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며 "백악관이 다르게 대응할 일부 분야가 있고 그중에는 이 두 분야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10일 미국에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25% 관세를 다음달 12일부터 부과한다고 발표하는 등 관세전쟁을 본격화했다.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