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기준금리 유지전망 우세 속 한미 금리격차 커지면 환율 영향
- 내수 회복위해 인하 가능성 여전
- 시장은 “내릴 것, 안 내릴 것” 갈려
전 세계를 뒤흔드는 ‘트럼프발 충격’이 한미 금리 정책까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 물가가 들썩이고 상대국에 대한 ‘관세 전쟁’을 확대하면서 변동성은 커질 전망이다. 시장에선 올해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중단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한국은행의 2월 기준금리 인하 전망도 약해지는 분위기다.
▮美 물가 ‘쇼크’, 약해지는 피벗
미국 노동부는 12일(현지시간)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5% 올랐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0.3%)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3.0% 상승해 지난해 6월(3.0%) 이후 7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지만 물가는 반대로 움직이는 셈이다. 관세를 높여 무역장벽을 높이면 물가는 시차를 두고 더 오를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가 금리 인하를 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가 강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인플레이션이 목표(2%)를 웃도는 현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 소비자물가가 깜짝 상승하면서 미 금리 인하가 당분간 멈출 것이라는 전망도 커진다. 이날 한국은행 뉴욕사무소 현지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절반은 미 연준)의 올해 기준금리 인하를 1회 이하로 전망했다.
▮선택지 좁아지는 한은
오는 25일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은의 고심이 깊다. 애초 한은이 내수 부양을 위해 ‘2월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미국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더뎌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불투명해졌다.
무엇보다 환율 변동성에 대한 부담이 잦아들지 않는다. 미국이 ‘통화가치 절하(금리 인하)’를 택하지 않으면 달러 가치는 한동안 지금처럼 강한 상태를 유지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3.00%)는 미국보다 이미 1.50%포인트나 낮다. 한은 금통위가 홀로 금리를 내리면 한미 금리 격차는 더 벌어지고, 환율 상승과 자본 유출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6일 일본 도쿄 출장 중 외신 인터뷰에서 2월 기준금리 결정과 관련, “외환시장 상황이 금통위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통위원들은) 원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면 기름을 붓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이달 금리 인하가 불가피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도 올해 금리 인하가 1, 2차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한다.
그럼에도 일단 내수를 살리기 위해 2월 인하를 포함해 연내 3, 4차례 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전망도 여전하다. 건설업을 중심으로 경기가 급격하게 침체한 상황에서 금리마저 내리지 않으면 자칫 경제를 살릴 ‘골든타임’을 놓치게 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