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13일(현지시간) 일제히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글로벌 무역시스템을 뒤흔들 상호관세 부과 로드맵을 발표했지만 유예기간을 두면서 시장이 안도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77% 오른 4만4711.43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S&P(스탠다드앤푸어스)500 지수는 1.04% 상승한 6115.07에,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1.50% 오른 1만9945.64에 장을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 시점을 오는 4월 이후로 늦추면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는 평가가 시장을 지배했다. 교역 상대국에서 관세를 낮추거나 비관세 장벽을 낮춘다면 미국도 상호관세율을 내릴 수 있다는 언급이 나온 것도 관세 카드가 '협상용'일 수 있다는 평가로 이어지면서 시장을 안심시켰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1월 도매물가가 소비자물가에 이어 예상치를 웃돈 것으로 나타난 데도 시장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연준연방준비제도가 중시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에 영향을 주는 일부 품목에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화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평가다.

종목별로 '매그니피센트7'이 일제히 상승했다. 테슬라가 5.77% 급등한 가운데 엔비디아도 3.16%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테슬라는 일론 머크스 최고경영자(CEO)의 정치적 잡음으로 최근 주가가 급락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무한 신뢰를 드러내면서 자율주행 규제 완화 등 기대감이 다시 커진 분위기다.

엔비디아는 컴퓨터업체 IT솔루션을 제공하는 휴렛팩커드가 엔비디아의 차세대칩인 블랙웰을 사용한 첫 솔루션을 출시했다는 소식이 주가에 훈풍이 됐다. 인공지능(AI) 기대주로 꼽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마케팅 업체인 앱로빈은 전날 호실적을 발표한 뒤 24% 급등했다.

애플(1.97%), 마이크로소프트(0.37%), 아마존(0.63%), 알파벳(1.32%), 메타(0.44%) 등도 모두 상승했다. 메타는 무려 19일 연속 상승세다. 팀쿡 애플 CEO는 이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오는 19일 신제품을 만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외신은 애플이 보급형 아이폰SE 4 출시할 것으로 본다.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