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폭스바겐 내 스포츠카 업체인 포르쉐가 2029년까지 전체 직원의 15%인 1900명에 대한 감원을 진행한다. 지난해 12월 폭스바겐그룹이 발표한 핵심 브랜드에서의 3만5000명 감원 계획과 전기차 사업 부진에 따른 조치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포르쉐는 이날 "전기차의 생산 증가 지연과 지정학·경제학적 어려운 상황을 고려했다"며 감원 계획을 알렸다.
감원 대상은 독일 슈투트가르트 추펜하우젠 공장과 바이사흐 공장 직원들로, FT는 "포르쉐의 이번 감원은 전기차 생산 공장과 연구개발 센터에 집중된다"고 전했다. 추펜하우젠 공장은 포르쉐의 최대 생산시설로 회사의 첫 전기차 모델인 '타이칸'의 생산 기지이기도 하다.
폭스바겐 대변인은 "지난해부터 기간제 직원 1500명의 계약 갱신을 하지 않기 시작해 현재 500명의 계약이 종료됐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해 1900명의 추가 감원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포르쉐는 2030년까지 유효한 고용안정 협약에 따라 강제 해고가 불가능해 인력 감축은 직원들의 자발적 퇴직에 의존해야 한다. 이 때문에 포르쉐는 지난해부터 추펜하우젠 공장 등에서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계약을 갱신하지 않는 방법으로 인력을 줄여왔다. 기간제 감원 목표는 올해까지 2000명이다.
포르쉐는 총 10개 브랜드를 보유한 유럽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폭스바겐그룹에서 오랜 기간 수익성이 높은 자회사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회사의 최대 시장인 중국 특히 전기차 시장에서 비야디(BYD) 등 현지 업체와 경쟁에서 밀리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AFP는 "독일 자동차 대기업들은 수십 년간 중국 시장 투자에 집중했고, 최근에는 전기차 전환에도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저조한 전기차 수요와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으로 큰 타격을 입었고, 포르쉐도 그중 하나였다"고 전했다.
지난해 포르쉐의 중국 매출은 전년 대비 28% 급감했고 이 여파로 전제 매출도 3%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도의 18%에서 14%로 감소했다. 올해 영업이익률 전망치는 10~12% 수준으로, 이는 회사의 장기 목표인 20%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FT는 짚었다.
포르쉐는 회사 전체 위기로 이어진 전기차 대신 내연기관 차량과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에 다시 집중할 방침이다. FT에 따르면 포르쉐는 지난 7일 "일부 소비자들이 전기차 대신 내연기관 차량과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택하는 추세가 확대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에 맞춰 내연기관·하이브리드 차량 생산 확대를 위해 8억유로(약 1조2082억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