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성공한' 부동산 개발업자입니다. 대통령 트럼프에 대해선 다양한 평가가 있겠지만, 사업가로서 탁월한 능력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아버지에게 100만달러(약 14억 4300만원)를 빌려 사업을 시작했지만, 39억달러(약 5조 6300억원)의 자산가가 됐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도 '협상용 카드'라는 점에서 사업가적 기질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도 능력(?)을 대놓고 뽐냈습니다. '가상자산 대통령'을 자처한 트럼프 대통령이 '밈코인'을 발행한 것인데요. 밈코인은 내재적 효용이 없는 투기적 성향이 강한 것이 특징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 직전 '오피셜 트럼프'와 '오피셜 멜라니아'를 발행했습니다. 자신이 만든 SNS인 트루스소셜과 X(옛 트위터)를 통해 "승리를 축하할 때"라며 홍보까지 했습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피셜 트럼프의 가격은 상장 초기 0.41달러에서 75.35달러로 184배 상승했습니다. 시가총액은 한때 150억달러(약 21조 6500억원)에 달했는데, 우리나라 시총 16위인 삼성물산과 맞먹는 규모입니다. 당시 거래량은 밈코인 1위인 도지코인을 넘어서며 엄청난 관심을 보였죠.
하지만 가격은 취임 직후부터 하락을 시작해 최근 15달러 안팎까지 고점 대비 80%나 떨어졌습니다. 시총도 30억달러(약 4조 3300억원)대로 줄었고요.
그런데 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피셜 트럼프'로만 최소 8억 200만달러(약 1조 1570억원)를 벌어들였다고 추산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서 멈출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오피셜트럼프 밈코인 이미지. 도널드 트럼프 엑스 캡처
자신의 기업 트럼프미디어가 최근 'TRUTH.FI'라는 금융 브랜드를 상표 등록 신청하고, ETF(상장지수펀드) 상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계획대로 ETF를 상장하려면 SEC(증권거래위원회)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폴 앳킨스를 SEC 위원장으로 지명한 상태죠.
트럼프의 ETF는 △비트코인 △미국 제조업 △에너지 산업 등 3가지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정책인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관련 있습니다.
즉 정책 수혜 성격의 ETF라는 분석입니다. IBK투자증권 김인식 연구원은 "특수성을 가지는 전략이나 대규모 자금이 융통돼 유동성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는 제한적"이라며 "신규 정책 효과 및 트럼프 트레이드 흐름을 견고히 하는 연장선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ETF 시장은 9조달러(약 1경 3천조 5천억원) 규모로 전 세계 ETF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가 넘습니다. 참고로 우리나라 ETF 시장은 지난해 170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이렇게 큰 시장에 진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무엇일까요. 다시 한번 사업가 기질을 발휘할 것인지 남은 임기 4년을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