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물 국채 금리 15년래 최고
BOJ,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왕개미연구소]
일본은행(BOJ)이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17일 일본의 장기 국채 금리가 1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일본 채권 시장에서 장기 금리의 지표가 되는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35%포인트 오른 1.385%를 기록했다. 지난 2010년 4월 이후 15년 만의 최고치다. 5년물 국채 금리도 이날 한때 0.045%포인트 상승한 1.05%를 기록하면서 2008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해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1%로, 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작년 4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연율 환산 2.8%로, 시장 예상치(1%)를 크게 웃돌았다.사진은 도쿄 일본은행 본부./AFP 연합뉴스
채권 시장은 이날 나온 일본 경제의 견조한 성장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날 일본 내각부가 발표한 2024년 4분기(10~12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물가 변동을 제외한 경제 성장률)은 전기 대비 연율 환산 2.8% 성장했다. 시장 예상치(1% 증가)를 크게 웃도는 수치였다.
일본 닛케이신문은 “금리 인상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강한 결과였으며, 이에 따라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고 분석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르면 5월 금리 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증권 정성태 연구원은 “일본은행은 지난달 실질 금리 수준이 여전히 낮다고 언급했으며, 향후 일본 경제가 1월 전망과 부합하면 정책금리를 추가적으로 인상할 것이라고 했다”면서 최종 정책 금리(terminal rate)를 1.25%(현재 0.5%)로 전망했다.
작년 4분기 국내 성장률이 예상치를 웃돌자 일본은행(BOJ)이 이른 시기에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17일 장기 금리가 1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日 장기 금리 15년래 최고 수준
금리 인상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은행주(株)로 쏠리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예대 마진(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 차이)과 대출 수익이 증가하기 때문에 은행주가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일본 은행권은 크게 3대 메가뱅크(미쓰비시UFJ, 미쓰이스미토모, 미즈호)와 지방은행으로 나뉜다. 지방은행은 지역에 영업 기반을 두는 곳들로, 총 61곳이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3대 메가뱅크보다 지방은행이 금리 인상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3대 메가뱅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현재 1배를 넘었지만, 지방은행들은 장부상 청산 가치에도 못 미치는 0.3~0.8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주식 정보 사이트 민카부(MINKABU)는 17일 “3대 메가뱅크는 수익 다변화 전략을 통해 연간 이익의 절반 가까이를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며 “오히려 국내 시장에 특화된 지방은행이 금리 인상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생명보험사 등 자산 운용 수익을 내는 기업들도 금리 인상으로 수익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3월 단기금리를 17년 만에 올리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했고, 작년 7월에는 금리를 0∼0.1%에서 0.25%로 올렸다./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日 금리 추가 인상 이르면 5월”
일본 증시에서 대표적인 은행주 상장지수펀드(ETF)로는 노무라자산운용의 NEXT FUNDS 은행업주가지수 ETF(코드 1615)가 꼽힌다. 순자산은 2388억엔(약 2조2710억원)이며, 분배율은 연 3%. 최근 1년 수익률은 1월 말 기준으로 42.4%(분배금 재투자 기준)에 달한다.
3대 메가뱅크 외에 리소나홀딩스, 미쓰이 스미토모 트러스트 그룹, 유우쵸은행, 콘코르디아 파이낸셜, 치바은행, 후쿠오카 파이낸셜, 메부키 파이낸셜 등의 종목이 편입돼 있다. 보수는 0.209% 수준이다.
미래에셋그룹 산하 자산운용사 글로벌X도 최근 일본 은행 고배당 ETF(코드 315A)를 출시했다. 은행주 중에서 고배당을 실시하는 15개 종목에 투자한다.
3대 메가뱅크 편입 비율이 88% 정도로 높은 편이다. 나머지 편입 종목은 유우쵸은행, 주로쿠파이낸셜, 도쿄키라보시파이낸셜, 이케다센슈HD, 난토은행, 무라노은행, 아이치파이낸셜, 오가키쿄리츠은행, 33FG, 시코쿠은행 등이다.
이경은 기자 div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