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채널 핫코너] 생애주기상 투자법 “풍년일 때 흉년 대비”
그래픽=송윤혜
“생애주기상 우리는 (젊을 때) 잠깐 (재정적으로) 흑자를 보고 (노년기로 갈수록) 적자가 됩니다. 잠깐 있는 흑자 구간에서 부(富)를 좋은 자산에 저장해놔야 되는 거죠. 그게 바로 투자입니다.”
이효석 ‘HS아카데미’ 대표는 17일 조선일보 경제 유튜브 채널 ‘조선일보 머니’에 공개된 ‘재테크 명강’ 강의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투자의 개념을 어떻게 정립해야 하는지,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지를 설명했다. 구독자 36만명을 보유한 경제 유튜버인 이 대표는 광주과학고와 포항공대 학·석사를 졸업한 거시경제·금융시장 전망 전문가다.
그래픽=송윤혜
이공계 출신이라 AI(인공지능) 기술과 관련 기업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을 자랑한다. 이 대표는 기업은행과 코리안리, 교보AXA자산운용, SK증권 등에서 주식 운용과 헤지펀드 매니저, 이코노미스트, 애널리스트 등으로 일하다 2021년 말 유튜브를 시작했다. 2020년에 발표한 52쪽 분량의 투자 리포트 ‘보이지 않는 세상에서 투자하는 법’이 여의도 증권가에서 큰 화제를 모으며 유명세를 탔다. 저서로는 ‘나는 당신이 주식 공부를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미스터 마켓 2022′ ‘열두 살 경제놀이터 1·2′ 등이 있다.
”풍년일 때 흉년 대비해야”
생애주기 수지 개념에 따르면 인간은 평균적으로 17세 때 최대 적자를 기록한다. 그러다 취업을 시작하는 27세 때 처음 흑자를 기록해 43세에 인생 최대 흑자를 낸다. 이렇게 정점을 찍은 뒤로는 자녀 교육과 부모 부양 등 때문에 흑자 폭이 점점 줄어든다. 61세가 되면 적자로 전환된다. 인생에서 흑자를 내는 시간은 34년뿐인 셈이다. 이 대표는 “풍년이 들었을 때 흉년을 대비하듯, 흑자 구간에 미래를 대비하여 여윳돈을 잘 저장해놓는 게 투자”라고 강조했다.
이효석 HS아카데미 대표가 유튜브 '조선일보 머니'에서 강연하고 있다./화면 캡쳐
”좋은 자산? 비트코인과 미국 주식”
이 대표는 투자의 목적을 두 가지로 설명한다. 잘 사는 것과 잘 죽는 것. 그는 돈에 구애받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상태를 ‘잘 사는 것’이라고 정의하는데, 문제는 인플레이션이다. 이 대표는 “내가 하고 싶고 먹고 싶고 놀고 싶은 것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계속 가격이 올라간다”며 “인플레이션을 이겨 내서 구매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게 투자의 제1 목적”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말하는 투자의 두 번째 목적은 ‘잘 죽는 것’이다. 자신의 수명보다 자산이 오래 유지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좋은 자산에 투자해두는 게 필요하다. 그는 유동성 수익 가능성 낮은 리스크 분산 효과 투명성 등 다섯 가지를 좋은 자산의 특징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코스피는 이런 기준에서 좋은 자산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물론 주식 공부를 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는 분명히 있겠지만, 지금 번 돈을 60세 이후 적자 날 때를 대비해 저장해놓는다는 관점에서 한국 주식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시대의 가장 좋은 자산으로 비트코인과 미국 주식을 꼽았다. 좋은 자산의 특징을 고루 갖췄다는 이유다. 그는 “이 두 가지 자산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자산을 저장해놓는다는 개념으로 생각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치관·시대정신에 투자하라”
요즘 시대에 걸맞은 투자 방법은 무엇일까. 이 대표는 시대정신에 기반한 투자를 추구한다. 즉 시대정신에 따라 가치가 계속 올라갈 것 같은 것에 투자해두는 것이다. 그는 “가치가 왜 변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해야 한다”며 “어떤 자산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가치는 올라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가치 투자와는 조금 다르다. 가치 투자는 자산의 적정 가치를 판단해 그보다 쌀 때 샀다가 적정 가치에 도달했다고 생각되면 파는 것이다. 가치와 가격의 차이를 이용하는 셈이다.
반면 ‘가치관 투자’는 가격보다 시대를 움직이는 시대정신, 가치관의 변화를 읽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가격이 가치보다 더 비쌀 수도, 쌀 수도 있겠지만 시대정신이라 판단되는 자산에 올라타는 것이다. 이 대표가 비트코인과 미국 주식을 좋은 자산으로 꼽은 이유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 대표의 투자 철학과 아이디어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 ‘조선일보 머니’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은정 기자 icd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