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 켈로그 미국 대통령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는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평화협정을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와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켈로그 특사는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인이 내린 결정이 우크라이나의 결정"이라며 평화협정을 받아들일지는 우크라이나가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켈로그 특사는 "나의 임무는 우크라이나가 주권 국가임을 보장하는 확실한 안보 보장이 포함된 합의가 이뤄지도록 촉진하는 것"이라며 "모든 이들의 논의 사항을 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빼고 평화협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러시아의 요구만 일방적으로 수용할 수 있단 우려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러시아 주도의 협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는 우크라이나 없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이뤄진 모든 협상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켈로그 특사는 종전 협상에서 유럽의 역할과 관련해 "(유럽 국가들의) 의견을 반영할 것"이라면서도 "모든 국가가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게 현실적이거나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와 종전 협상에서 "어떤 내용이 다뤄질지는 알 수 없다. 글로벌 이슈가 거론된다고 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며 유럽 안보나 북한 등이 함께 논의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특히 그는 러시아가 이란, 북한, 중국과 맺고 있는 관계를 끊으려는 잠재적 노력을 언급해 러시아와의 협상에서 북한 문제도 논의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18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우크라이나 종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고위급 회담을 열 예정이다. 켈로그 특사는 같은 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을 만난다. 오는 20일엔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