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바 수급 불안 속에 달러예금이나 골드뱅킹(금 통장)으로 시중 자금이 몰려가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총 9019억원으로, 사상 첫 9천억원을 돌파했다.
통장 계좌를 통해 금을 사고팔 수 있는 골드뱅킹 잔액(3개 은행)은 14일 기준으로 지난해 말(7822억원)보다 15.3%, 지난달 말(8353억원)보다 8.0% 각각 증가했다. 하나·NH농협은행은 골드뱅킹을 취급하지 않는다.
골드바의 경우 5대 은행의 이달 1~14일 판매액은 총 502억1328만원어치로 집계됐다. 사상 유례없는 규모다. 다만 골드바 수급 불안에 지난 14일 하루 판매액은 96억983만원으로, 전날(108억3217만원)보다 11.3% 감소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물량이 달려 골드바 구매가 여의치 않자 대체 상품으로 골드뱅킹이나 달러예금 투자를 고려하는 고객이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미 높은 원-달러 환율에도 불구하고 달러예금 잔액도 가파른 증가세를 지속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폭탄’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에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져 골드바 품귀 현상이 벌어지자, 골드뱅킹과 달러예금 등 대체투자 상품 쪽으로도 시중 자금이 몰리는 흐름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4일 기준 달러예금 잔액은 총 676억5천207만달러로 집계됐다. 월말 기준으로 2023년 1월 말(682억3181만달러)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많다. 고환율 국면에도 달러 매도로 차익을 실현하기보다 달러 추가 매수로 공격적 투자에 나서는 이들이 많다는 뜻이다. 14일 기준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해 말(637억9719만달러)보다 6.0%, 지난달 말(635억2915만달러)보다 6.5% 각각 증가했다.
한겨례 조계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