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미국 외 통화·증시 강세
원·달러 환율도 1440원 아래 횡보
전문가들 “연내 1300원대 될 수도”
‘대미 통상 사절단’ 이끄는 최태원 회장, 워싱턴으로 ‘대미 통상 아웃리치 사절단’을 이끄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미국 워싱턴 방문을 위해 19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세등등’하던 미국 달러의 위세가 다소 주춤하고 있다. 그동안 위축됐던 유럽, 일본 등의 경제가 조금씩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코스피 등 부진했던 미국 이외 증시들도 일제히 반등하면서다. 여전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위협적이지만, 원·달러 환율도 점차 안정을 찾을 것이란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19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2원 내린 달러당 1438.5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환율 주간종가가 1440원 밑으로 내려온 것은 지난달 24일(1431.3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4월부터 미국이 수입하는 자동차·반도체·의약품에 최소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원화는 오히려 절상된 흐름을 보였다. 코스피 지수도 1.70% 급등한 2671.52에 거래를 마치면서 7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해 5개월 만에 최고 종가를 기록했다.
그동안 글로벌 자금이 미국에 쏠리면서 미국 증시와 달러가 강세를 보여왔다면, 올해엔 위축됐던 비미국 통화와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등 금융시장의 흐름이 180도 바뀐 모습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전 관세안 등 정책 불확실성 우려를 반영해 정점을 찍었던 달러가 이후엔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달 13일(현지시간) 110을 넘겼으나 최근 106 중후반까지 내려온 상태다. 트럼프 관세안의 경우 이미 시장이 어느 정도 적응했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종전 추진으로 지정학적 위기가 해소될 수 있다는 것도 달러 약세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엔화와 유로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달러당 157엔 선까지 밀렸던 엔화는 최근 151엔 선까지 반등했고, 유로화도 유로당 1.01달러 선까지 떨어졌다가 1.04달러 수준까지 올랐다. 일본과 유럽 경제가 반등 조짐을 보인 영향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 이외의 경제가 회복 모멘텀을 보이고 딥시크 이후 신흥자산 선호가 강해지면서 달러화 추가 약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원화의 경우, 한국은행이 2월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한·미 금리 차가 확대돼 원화가 약세를 보일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트럼프 정책의 충격 축소 등에 따른 강달러 압력 완화로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달러 인덱스의 점진적인 하락 기조와 연동돼 연내 1300원대로 하락하는 상고하저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