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개발 ‘위상초전도체’ 활용해
기존보다 안정적인 큐비트 구현
막대한 정보량 한번에 처리 가능해
“양자컴퓨터 상용화땐 혁신적 변화”
19일(현지 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가 공개한 세계 최초 위상 큐비트 기반 양자컴퓨팅 칩 ‘마요라나 1’. 그동안 생성하기 힘들었던 위상 큐비트를 안정적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MS 제공
마이크로소프트(MS)가 세계 최초로 ‘위상 큐비트’ 방식의 양자컴퓨팅 칩 ‘마요라나(Majorana) 1’을 공개했다. 양자컴퓨팅 칩은 양자컴퓨터에서 연산을 수행하는 핵심 부품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수년 내로 양자컴퓨터를 구현할 수 있게 돼 양자컴퓨팅 시대를 한발 앞당길 것으로 전망된다.
MS는 19일(현지 시간) 자체적으로 개발한 신소재 ‘토포컨덕터(위상초전도체)’를 활용해 마요라나1에서 위상 큐비트를 안정적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통상 양자컴퓨팅 핵심은 ‘큐비트’를 얼마나 잘 구현하는가에 달려 있다. 위상 큐비트는 큐비트를 만드는 다양한 방법 중 하나다.
일반 컴퓨터는 0 또는 1을 표현하는 ‘비트’라는 단위로 정보를 처리한다. 반면 양자컴퓨터는 0과 1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인 큐비트를 활용한다. 이 같은 특성 덕분에 양자컴퓨터는 일반 컴퓨터로는 불가능한 막대한 양의 정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어 미래 혁신 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현재까지 양자컴퓨팅의 가장 큰 한계는 큐비트의 불안정성이었다. 기존 양자컴퓨터는 큐비트가 주변 환경에 의해 쉽게 오류를 일으키고, 이를 수정하는 과정이 복잡해 상용화가 어려웠다. 반면 위상 큐비트는 자연적으로 오류 보호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기존 큐비트보다 오류가 적고 안정성이 높다. 특히 작은 공간에 대량 배치할 수 있다. 기존 양자컴퓨터에서 수백 개 큐비트를 구현할 수 있지만 위상 큐비트 방식을 활용하면 이론적으로 단일 칩에서 수백만 개의 큐비트 구현이 가능하다.
MS는 토포컨덕터를 통해 이론적으로만 존재하던 개념을 실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훨씬 더 안정적이고 강력한 성능을 가진 양자컴퓨터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확보한 것이다. 마요나라1은 손바닥만 한 크기의 단일 칩에 큐비트를 8개까지 구현했다. 향후 최대 100만 개 큐비트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양자컴퓨터 상용화가 되면 기존 슈퍼컴퓨터로도 풀지 못했던 난제 해결부터 의약, 소재, 에너지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공지능(AI) 연산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려 완전자율주행이나 로봇 기술 구현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번 개발을 주도한 MS연구팀은“화학 신소재 분야에서 더 정밀한 시뮬레이션 수행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예컨대 배터리를 개발할 때 한 번의 계산으로 최적의 배터리 소재를 찾거나 한 번 충전하면 평생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가 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MS의 이 같은 접근 방식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되며 학술적으로도 인정을 받았다.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도 이번 기술을 채택했다. DARPA는 마요라나 1을 기반으로 수년 내에 내결함성(오류에 강한) 양자컴퓨터 프로토타입을 구축할 계획이다.
MS를 포함한 글로벌 빅테크들은 앞다퉈 양자컴퓨팅에 투자하며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양자컴퓨팅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IBM은 2029년까지 오류 수정이 가능한 양자컴퓨터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IBM은 지난해 연세대에 국내 최초로 127큐비트 양자컴퓨터 ‘IBM 퀀텀 시스템 원’을 도입하기도 했다. 구글도 지난해 차세대 양자컴퓨팅 칩 ‘윌로’를 공개했다. 향후 5년 이내 상업적으로 활용 가능한 양자컴퓨팅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