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美 에이펙스AI 투자
자율주행기술 협력 강화 나서
로봇·스마트홈 등 사업 확대
베어로보틱스·앳홈 인수 이어
올해도 M&A 적극 나설 듯
LG전자가 개발한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솔루션 ‘LG 알파웨어’ 의포스터. [LG전자]
LG전자가 모빌리티 소프트웨어(SW) 개발 전문 기업인 에이펙스에이아이(Apex.AI)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LG전자가 전장 분야에서 다양한 투자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에이펙스에이아이는 LG전자가 한국에서 첫 번째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이번 투자는 에이펙스에이아이의 시리즈 B 펀딩 라운드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졌다. 투자 규모는 비공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에이펙스에이아이는 모빌리티 산업을 위한 최첨단 안전 인증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말 LG전자와 에이펙스에이아이는 자동차 산업의 혁신을 가속할 차세대 고성능 컴퓨팅(HPC) 개발에 협력하기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얀 베커 에이펙스에이아이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앞으로도 LG전자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혁신을 촉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올해도 전장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전장 사업을 맡은 VS사업본부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매출 10조원을 돌파했고, 회사 전체 매출에서 전장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12%로 높아지면서 핵심 성장 축이 되고 있다.
LG전자는 에이펙스에이아이뿐 아니라 다양한 기업에 대한 투자에 나선 상태다. 인공지능(AI)·소프트웨어를 비롯해 △스마트홈·사물인터넷(IoT) 플랫폼 △로봇 및 자동화 기술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인 투자와 인수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다.
대표적인 것이 구글 리드 엔지니어 출신인 하정우 대표가 이끄는 베어로보틱스에 대한 지분 인수다. LG전자는 지난해 3월 베어로보틱스에 투자한 뒤 올해 추가 지분을 매입해 최대주주가 됐다. 이 과정에서 총 2억4000만달러(약 3400억원)를 투입했다. 자율주행 로봇시장에서 경쟁력 확보 차원이다.
지난해 7월에는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앳홈을 전격 인수했다. 앳홈은 조명, 보안 시스템, 온도 조절기 등 여러 제조사의 스마트 기기를 하나의 앱으로 제어하고 자동화할 수 있는 솔루션 ‘호미’를 개발한 기업이다.
같은해 9월에는 영국 버추얼프로덕션(VP) 솔루션 스타트업 ‘모시스 엔지니어링’ 지분을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650만파운드(약 118억원)로 알려졌다. 모시스는 카메라, 방송용 로봇을 비롯한 전문 촬영 장비를 포함해 독자적인 카메라 추적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또 12월에는 실리콘밸리에서 AI반도체 설계·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텐스토렌트에 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텐스토렌트는 AI 가속기 칩 및 차세대 프로세서 설계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LG전자가 AI 기반 가전제품과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뿐만 아니라 LG전자는 미래 사업모델 발굴을 위해 조성한 벤처투자펀드인 ‘노바 프라임 펀드’를 확대 조성했다. 2020년 출범 당시 2000만달러 수준에서 현재는 1억달러 규모까지 커졌다.
LG전자는 올해 인수·합병(M&A)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인도 기업공개(IPO)를 통해 10억~15억달러(약 1조4000억~2조1000억원)를 조달할 전망인데, 상당수 자금을 M&A나 주주환원 정책에 활용한다. 앞서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2030년까지 M&A, 지분 인수 등 전략 투자에 총 7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박승주 기자(park.seungjoo@mk.co.kr), 이상덕 기자(asiris27@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