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 당국이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시장 이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정국 변동성에 외국인 자금 이탈 현상이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길어지고 있다는 우려다.
임권순 금융감독원 자본시장감독국장은 전날(24일) 오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2025년 금융감독 업무 설명회'에서 "증권 산업에서 가장 크게 우려하는 게 증시 자금 이탈"이라며 "긴장감을 가지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국내 주식을 6개월째 순매도하고 있다. 이달도 순매도로 집계될 게 유력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외국인은 이달 1조2980억원을 순매도했다. 나흘간 매일 3000억원 넘게 순매수해야 순매수로 전환되기에 순매수 전환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 외국인의 증시 이탈은 코로나 사태를 넘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버금가는 수준이다. 외국인이 7개월 연속 순매도한 건 지난 2007년 이후 18년 만이다. 당시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조기로, 2007년 6월부터 2008년 4월까지 11개월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임권순 국장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코로나 때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커다란 위기에 이런 증시 이탈 현상이 나타난다"며 "지금은 그 정도까진 (위기가) 아니라고 보는데 증시 이탈은 비슷하다는 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급작스레 터진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이 장기화한 여파라는 평가다. 대외적으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뒤 공격적인 관세 정책을 공표하면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는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아이뉴스24 정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