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독재자'(dictator) 발언 논란을 잠재우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27일(현지시간) CNN·BBC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의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독재자'로 부른 것과 관련한 질문에 "내가 그렇게 말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내가 그렇게 말했다니 믿을 수가 없다"고 말한 뒤 다른 취재진에게 질문 기회를 넘겨 독재자 관련 질문에 대한 대답을 서둘러 마무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선거를 치르지 않은 독재자"라고 부르며 "서두르지 않으면 나라를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부를 거냐는 질문에는 "나는 그런 단어를 가볍게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해 논란이 됐다.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스타머 총리와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타머 총리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가 용감하게 싸운 것에 대해 "많은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내일 아침에 아주 좋은 회의(젤렌스키 대통령과의 광물협정 서명)를 할 것 같다. 우리는 정말 잘 지낼 것"이라며 "그(젤렌스키 대통령)를 존경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그에게 많은 장비와 돈을 줬지만, 그들은 매우 용감하게 싸웠다"며 "누군가는 그 장비를 사용해야 했고 그런 면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는) 매우 용감했다"고 덧붙였다.
AFP는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광물협정 체결을 위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하루 앞두고 그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며 이전의 '독재자' 발언 논란 축소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동부 표준시 기준 28일 오전 11시(한국시간 3월1일 오전 1시) 백악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양국 광물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다.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