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4일 10%P 추가부과"

中 "필요한 대응조치 취할 것"

양회 개막일에 관세전쟁 고조

加·멕시코에도 예정대로 관세

트럼프 '관세 오락가락' 발언

상대국 압박 위한 전술 관측도

스타머, 트럼프 만나 英국왕 초청장 전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7일 백악관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로부터 받은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국빈 방문 초청장을 들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까운 미래에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4일(현지시간)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10%포인트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한다고 발표한 직후 중국 정부가 보복 조치를 예고하면서 미·중 '관세 전쟁'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가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예정일은 공교롭게도 중국 최대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일과 겹친다. 중국 국정 자문기구인 정협은 3월 4일, 국회 격인 전인대는 3월 5일 개막한다.

일반적으로 양회에서는 지난해 주요 성과와 올해 경제성장 목표치 및 부양책 등이 주로 발표된다. 이번에는 이뿐만 아니라 대미(對美) 대응 방안도 비중 있게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보복 관세가 발표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미국 정부가 2월 4일 모든 중국산 제품에 10%포인트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자 중국 정부는 기다렸다는 듯 즉각 보복 조치를 쏟아냈다.

당시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미국의 일방적 관세 부과 조치는 중·미 간 정상적인 경제·무역 협력을 훼손한다"며 미국에서 들어오는 석유·농기계·고배기량자동차·픽업트럭에는 10%포인트, 석탄·액화천연가스(LNG)에는 15%포인트의 관세를 추가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중국 상무부는 반도체 산업에 주로 쓰이는 텅스텐·텔루륨 등 핵심광물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고, 국가시장감독총국은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미국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인 구글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오는 4일 미국 정부가 중국에 추가로 부과하는 10%포인트의 관세에도 상응하는 보복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싱크탱크 소속 연구원은 "트럼프 1기 때의 경험을 토대로 일찌감치 2기에 대한 대비책을 세웠을 것"이라며 "트럼프발 관세 전쟁에 대한 시나리오도 마련돼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 대한 '오락가락' 발언으로 글로벌 무역전쟁에 혼선이 확대되고 있다. 불과 하루 전 멕시코·캐나다에 대한 신규 관세 25%를 오는 4월 2일 부과할 것이라 밝혔다가 예정대로 3월 4일로 한다고 확인하면서 당사국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10%포인트 올리겠다는 계획도 예고 없이 언급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합성 마약 펜타닐의 미국 유입과 관련한 중국, 캐나다, 멕시코의 책임을 거론하며 "그것이 중단되거나 크게 제한될 때까지 3월 4일을 예정으로 제안된 관세(멕시코·캐나다 대상)는 발효될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중국에는 마찬가지로 같은 날(3월 4일) 10%포인트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오락가락' 발언에 대해 본심을 상대국이 종잡을 수 없게 해 적극적으로 협조에 나서도록 압박하기 위한 계산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 /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송광섭 특파원(song.kwangsub@mk.co.kr), 최승진 특파원(sjchoi@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