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1460원대로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이 달러 약세 전환에 따라 1450원대 후반으로 소폭 하락중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4일 오전 10시 45분 현재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보다 4.60원 내린 1457.40원을 나타내고 있다.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4원 내린 1461.0원에 출발한 후 한 때 1462.0원까지 올랐다가 하락해 1450원대 후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64% 하락한 106.562를 나타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강행 의지에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달 25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3원 오른 환율은 27일에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유럽연합(EU) 관세 압박에 9.9원 올랐다. 이어 28일에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 일정이 4월이 아닌 이달 4일(현지시각)로 정정되면서 20.4원 치솟았다. 간밤에는 대중국 10% 추가 관세 소식도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달러 약세와 중국 정책 기대감에 따른 위안화 강세에 힘입어 이날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 중후반에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미국 관세가 부과된다는 소식에도 미국 2월 제조업 지수 둔화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간밤 발표된 미국 공급관리협회 (ISM)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PMI)는 50.3포인트로 예상치(50.7포인트)를 하회했다. 기업들이 관세 부과에 따른 가격 상승을 반영하며 신규주문이 큰 폭으로 위축된 영향이다.
이날부터 시작하는 중국 양회에 대한 기대감 역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에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을 경우 위험회피 심리가 가라앉으면서 위안화 강세, 원화 강세로 이어질 여지가 충분하다"며 "지난달 이연된 네고 물량이 유입될 경우 환율의 하향 안정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관세 불안과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환율이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예됐던 캐나다와 멕시코에 예정대로 관세를, 중국에 10% 추가 관세를 재확인한 만큼 안전선호 심리는 여전히 달러 매수세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지정학적 요인에 따라 달러 이외 통화의 예상치 못한 강세는 하락 재료로 소화 가능하며 유럽의 국방비와 인프라 투자 확대 움직임이 외환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위 연구원은 "여기에 중국 양회가 이날부터 예정된 만큼 달러 이외 통화 흐름에 주목하며 양방향 변동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원달러 환율 레인지를 1440~1470원대로 전망했다.
문정희 국민은행 연구원은 "이번주 원·달러 범위로 1440~1470원을 전망한다"며 "미국 관세 등 불확실성에 하락이 제한될 것"이라고 했다.
소재용 신한은행 연구원은 이번주 원달러 환율 고점과 저점을 각각 1470원과 1445원을 예상하며 "3월초까지 상승 흐름 탄 뒤 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 뉴스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