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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수 해마다 올랐다…연초 상승 보니 올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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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없다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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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중소형주 강세 전망 ‘솔솔’



“미장(미국 증시)은 고전하는데 국장(한국 증시)은 잘 버티고 있다.”


전세가 역전됐다. 끝없이 오를 것만 같았던 미장은 조정 국면이 뚜렷하다. 반면 국장은 상대적으로 잘 버틴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올 들어 코스피지수는 10%, 코스닥지수는 13% 오르며 주요국 증시를 웃도는 성과를 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미국 S&P500지수는 연초 이후 1.25% 오르는 데 그쳤다. 나스닥지수는 1.47%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연초 이후 4.38% 하락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0.78% 상승으로 보합권에 머물렀다.


지난해만 해도 코스닥은 ‘헬스닥(hell+코스닥)’이라는 치욕적인 말을 들을 만큼 시원찮았다. 지난해 국내 증시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이 시행됐지만 불확실성이 가중된 탓에 한때 전쟁 중이던 이스라엘, 러시아보다도 저조한 수익률을 보여 투자자 빈축을 사기도 했다. 설상가상 지난해 12월 계엄 사태로 더욱 쑥대밭이 됐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코스닥을 중심으로 바이오, 로봇, 게임 등 여러 업종에서 종목 장세가 펼쳐지며 회복세를 보이는 중이다. 코스닥 시장을 향한 개미의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도 다시 늘었다. 올해 들어서만 1조2000억원 가까이 증가하며 신용거래융자 잔고액이 6개월 만에 최대 수준까지 올라섰다. 관심사는 개미(개인) 투자자 기대에 부응하며 올해 내내 코스닥이 괜찮은 수익을 내주느냐다. 전문가들은 숨 고르기 구간을 지난 이후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코스닥 30% 하락 이듬해


예외 없이 큰 폭으로 반등


먼저 ‘믿거나 말거나’ 식의 근거부터 소개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홀수 해’는 크게 올랐다. 이른바 코스닥 홀짝 공식이다.


코스닥지수가 30% 이상 하락한 이듬해에는 주식 시장이 좋아지는데 ‘짝수 해 하락, 홀수 해 상승’이 이어졌다. 1997년 이후 코스닥지수가 연초 대비 연중 30% 이상 하락한 해는 총 6차례였다. 1998, 2000, 2002, 2008, 2020, 2022년이었다. 모두 짝수 해였다. 흥미롭게도 이듬해인 홀수 해에는 최대 241%에 달하는 상승장을 보였다.


이 중에서도 연중 지수 등락이 가장 가팔랐던 공포의 시기는 2000년이었다. IT 버블 붕괴로 코스닥지수가 최대 -80%의 연초 대비 하락률을 보였다. 하지만 이듬해인 2001년 연중 상승률이 최고 70%를 넘는 등 180도 돌아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코스닥지수는 큰 충격을 받았다. 당시 하락률이 65%에 달했는데, 역시 이듬해인 2009년 최고 상승률은 70%를 넘어서며 ‘홀짝 공식’을 입증했다.


2020년 코로나 위기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위기에도 코스닥지수는 37% 넘는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홀수 해인 2021년과 2023년 코스닥은 각각 7%와 28% 반등하며 마감했다. 특히 2023년 코스닥 시장은 2차전지 기대감에 힘입어 주요국 증시 중 상승률 세계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 코스닥지수는 1998년 이후 역대 7번째로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더 나올 악재가 없다’는 한숨이 여의도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홀짝 공식’에 따라 희망 회로를 돌려본다면 2025년은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도 된다. ‘공포에 사라’는 증시 격언과도 맞물리는 데이터인 셈이다.


반등 이유가 아주 없는 것도 아니다. 코스닥은 실적 변수보다 수급에 크게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신용 잔고가 바닥나 더 이상 나올 악성 매물이 없어질 때 수급이 살아나 상승세로 돌아서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흐름이 해를 걸러가며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는 패턴을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 상승세를 점쳐볼 만한 패턴이 또 하나 있다. 전년도 상반기와 하반기 모두 하락한 경우 그 다음해 주가는 어땠을까? 적어도 상반기 코스닥은 100% 올랐다. 또한 이듬해 상·하반기가 전부 오른 해도 75%나 된다. 지난해 상·하반기 모두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는 상승장에 베팅해볼 만하다. 한 증권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주가가 지나치게 떨어졌다는 인식과 함께 투자자들이 악재보다 호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올해는 호재성 뉴스에 주가가 요동치는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PMI지수 확장 국면에서는…


경기 민감주 상승세…엔터주 기대


이런 식의 분석이 마뜩지 않다면 또 다른 정량 데이터를 통해 중소형주 상승세를 점쳐볼 수 있다. 우선 대형주보단 중소형주가 기업가치 대비 주가(밸류에이션)가 싸다. 2025년 1월 기준, 코스닥 시장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15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2배다. 코스피 대형주(PER 20배, PBR 1.5배)에 비해 저평가됐다. 이 같은 밸류에이션을 고려한다면 원론적으로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게 합리적이다.


과거 경기 사이클을 통한 전망도 가능하다. SK증권은 ‘2025년 사이클 컨버전스’라는 보고서를 내고 ‘ISM 제조업 PMI지수’ ‘AI 테마’ ‘삼성전자 이익’ 등 굵직굵직한 사이클을 보면 중소형주 상승세를 점쳐볼 수 있다고 했다.


첫째,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분석했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50보다 높으면 업황 확장을, 50보다 낮으면 업황 위축을 의미한다. SK증권이 주목한 시기는 4번으로 2009년 9월~2012년 6월, 2013년 7월~2015년 11월, 2016년 10월~2019년 8월, 2020년 7월~2022년 11월이다. 이때는 50 이상의 확장 국면에 진입한 뒤 50 이하로 내려오지 않은 ‘확장 국면’으로 대략 29~35개월 동안 이어졌다.


지난 2월 초 공개된 11월 PMI지수는 50.9로 전달 49.2보다 1.7포인트 올랐다. 예상치는 49.8인데 뚜껑을 열어보니 1.1포인트나 크게 웃돌았다. 경기 확대와 경기 축소의 분기점인 50을 2022년 10월 이후 26개월 만에 처음 웃돈 것. 미국 경제의 10.3%를 차지하는 제조업이 뚜렷한 회복세라는 점을 말해준다.


티머시 피오레 ISM 협회장은 “미국 경제 전체가 57개월 연속 확장 국면을 유지하고 있다”며 “특히 신규 주문과 생산 지표 반등이 전체 업황 개선을 이끌며 제조업 경기 회복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SK증권에 따르면 2025년은 5번째 확장 사이클이 될 수 있다. 이 시기에는 국내 경기 민감 업종이 크게 올랐다. 대표 종목은 IT와 경기소비재로 PMI지수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SK증권 리서치센터 미드스몰캡팀(나승두·박찬솔·허선재)은 “중소형주는 글로벌 제조업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글로벌 제조업 확장기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 국내 중소형주가 크게 오른다”고 분석했다. 또한 “정책당국자는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키지 않은 방향으로 제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며 “제조업 지수가 천천히 올라가는 모양새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 민감주 가운데 최선호주는 미디어다. 미디어 업종이 미국의 관세 압박에서 자유롭다는 점은 추가 호재다. SK증권은 “수익률이 다른 섹터 대비 하락률이 작은 편은 아니지만 하락시 꾸준히 모아가야 하는 섹터라고 판단한다”며 “다른 섹터와 달리 꾸준하게 상승하는 월이 많은 섹터로, 제조업 사이클 내에서 경기 우려에 대한 일종의 방어주 역할”이라고 평했다. 아울러 음식료, 화장품 등 필수소비재나 제약바이오 역시 상승률이 높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 코스닥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나온다. 전년에 30% 이상 하락했을 때 반등했던 데이터가 있는 데다, 미국 제조업 확장 국면도 호재로 꼽힌다. (연합뉴스)

AI 사이클, 과거 인터넷과 비슷


반도체 이후 로봇·소프트웨어 주목


둘째, AI 테마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분석 기간은 2010~2015년이다. SK증권에 따르면 AI 사이클은 과거 인터넷 생태계가 구축되던 시기와 비슷하게 움직인다. 2010~2011년 반도체, 2012년 인프라·기기, 2013~2015년은 소프트웨어·서비스 테마가 주목을 받았다.


AI 테마가 증시를 사로잡는 지금도 비슷한 테마가 상승 곡선을 탔다. 2023년을 AI 테마의 시작점으로 봤을 때 반도체가 먼저 달렸다.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등 HBM 반도체다. 이후 인프라로 구분할 수 있는 전력·원자력·에너지(HD현대일렉트릭, LS ELECTRIC 두산에너빌리티, 비에이치아이, 지엔씨에너지)가 올랐다. 이후 기계·방산·조선·로봇(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레인보우로보틱스)이 뒤를 이었다.


이 같은 패턴으로 움직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2025년 상반기 주목해야 할 업종은 로봇과 소프트웨어, 서비스다. 로봇은 이미 상승세를 탔다. 로봇주가 가파른 상승률을 보인 건 지난해 말부터다. 삼성전자가 보유 중인 레인보우로보틱스 주식의 콜옵션(주식매도청구권)을 행사했다고 밝히며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이번 콜옵션 행사로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35%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고,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의 연결 편입 자회사가 됐다. 삼성전자는 아울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을 통괄하는 한종희 부회장 직속으로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했다. 삼성전자가 적극적으로 로봇 분야 투자에 나서면서 관련 종목에 투자자 매수세가 몰렸다. 여기에 엔비디아, 테슬라 등 글로벌 빅테크도 로봇 개발과 상용화에 나섰다.


지난해 증시에 데뷔한 로봇용 스마트 액추에이터 솔루션 기업 하이젠알앤엠은 연초와 비교해 주가가 140% 뛰었다. 이 회사는 로봇 구동모듈, 모빌리티 구동모듈, 서보 시스템, 산업용 모터 사업이 전문인 기업이다.


추가 상승세가 예상되는 업종은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다. NAVER, 카카오, 더존비즈온, 루닛 등 소프트웨어와 하이브, JYP Ent., 에스엠, 와이지엔터테인먼트, 크래프톤 등 엔터 기업이 대표 주자다. 중소형주 중에서는 카페24, 솔트룩스, 더존비즈온이 타깃이다.


SK증권은 “AI로 투자되는 자금 규모를 감안할 때, AI는 테마를 넘어 현실이 될 수밖에 없다”며 “사이클 후반부로 갈수록 소프트웨어와 서비스가 주목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방·의료 등 민감한 데이터 접근이 가능한지, AI를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등을 살펴보고 이에 걸맞은 종목에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삼성전자 주가와 중소형주 상관관계를 따져봤다. 결론적으로 삼성전자가 주춤할 때 중소형주 강세가 나타났다. 2005~2006년과 2015~2016년 중소형주 강세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 주가가 지지부진하며 박스권에 머물렀던 시기다. 삼성전자를 떠난 자금이 중소형주를 좇아 움직인다는 해석이 나온다. 구체적으로 2005~2006년에는 산업재가, 2015~2016년에는 통신, 의료 등 방어주가 떠올랐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크게 주춤한 가운데 올해마저 횡보세를 보인다면 중소형주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해볼 수 있다. 반대로 삼성전자의 질주는 중소형주가 주춤할 수 있다는 신호가 된다.


[명순영 기자 myoung.soonyoung@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99호 (2025.03.05~2025.03.11일자) 기사입니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ms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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