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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같은 상황에는 역시”...안전 투자처로 각광받는 미국국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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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없다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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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제 R의공포 드리우자

안전자산에 투자자금 몰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 EPA 연합뉴스]

미국 경제에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가 드리우자 미국 장기채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국내에선 낮은 예금 금리까지 겹치며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투자 수요가 크게 늘었다.


4일 국내 증시에서는 미국 장기채 ETF들이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이날 KB자산운용의 ‘RISE 미국30년국채액티브(합성 H)’는 전 거래일보다 5.35% 상승한 9260원에 마감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액티브(H)’와 한화자산운용의 ‘PLUS 미국채30년액티브’도 이날 각각 5.3%, 5.28% 올라 주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 장기채 ETF의 거래량도 급등했다. 이날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30년국채액티브(H)가 전 거래일보다 1666% 급증한 약 30만건(28억원)을 기록해 이날 국내 상장 ETF 중 두 번째로 크게 거래량이 올랐다.


국내 증시에서 미국 장기채 ETF 주가가 오르는 것은 미국 장기채 금리(수익률)의 하락에 그 원인이 있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흘러, 미국 장기채 금리가 하락하면 미국 장기채 ETF 주가는 상승한다.


이날 미국 30년채 금리는 4.458%까지 떨어져 일주일 전에 기록한 4.556%보다 약 0.1%포인트 낮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잇단 관세 조치와 그로 인한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미국 장기채 금리를 빠르게 떨어뜨리고 있다.


미국 30년 국채는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시장의 높은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투자처이기 때문이다.


조지프 브루수엘라스 RSM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장기채 금리 하락에 대해 “미국 경제의 성장 공포로 인해 투자자들이 훨씬 더 위험 회피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관세 공포로 인해 미국 경기지표가 기대보다 낮게 나오자, 시장에서는 향후 미국 경제의 침체 우려가 빠르게 확산됐다. 이날 새벽에 발표된 미국의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3으로 집계돼, 제조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를 꺾었다.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오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하 카드를 고려하게 된다. 금리 인하기에서 장기채 금리는 단기채 금리보다 빠르게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으로 인한 환율 변동, 금리 인하 기조 등 정치·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은행 예금 금리가 연 3% 아래로 떨어진 것 역시 채권형 ETF로 자금이 몰린 이유로 꼽힌다. 코스콤에 따르면 이날 최근 한 달 동안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ETF는 KODEX머니마켓액티브로, 약 5900억원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이 상품의 순자산은 4조원을 넘어선 지 불과 2주 만에 5조원을 돌파했다.


우량채에 투자하는 TIGER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 ETF에도 한 달 새 2000억원대 자금이 순유입됐다. 이 상품은 올해 들어서만 2%대 수익률을 달성했고, 최근 1년 수익률은 8%대를 기록하고 있다.


채권형 ETF의 인기에 신한자산운용은 최근 SOL 중단기회사채(A-이상) 액티브 ETF를 상장했다. 상장일 기준 기대 수익률은 연 3.6% 수준이다.


단기 자금에 대한 투자 수요로 인해 머니마켓펀드(MMF) 자금은 현재 210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170조원 수준이었지만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장외 채권 시장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의 크레디트 채권 매수는 여전히 활발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개인들은 회사채와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를 3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개인은 회사채·여전채를 4조원 가까이 순매수한 바 있다.


정재원 기자(jeong.jaew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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