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럽의 방위력 강화 계획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6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2차 긴급 정상회의에 참석한 후 "유럽의 재무장 노력을 환영한다. 이것은 올바른 계획"이라며 "이 계획에 따른 국방 자금으로 유럽의 모든 지역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자금의) 상당 부분을 우크라이나의 무기 생산에 할당할 것을 촉구한다"며 "우크라이나의 방위산업이 현재 안보 위협과 가장 관련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또 "유럽은 세계에서 가장 기술적으로 진보되고 효과적인 무기가 생산되는 곳이 돼야 한다"며 "우크라이나와 각국 방위산업에 대한 모든 투자를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EU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변함없는 지원 의사를 확인하고 유럽의 '재무장'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회원국들의 국방비 증액을 촉진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 방위산업에 대한 투자와 직접적인 군사 원조도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전날 대국민 연설에서 선언한 '프랑스 핵우산론'을 둘러싼 반응은 엇갈렸다.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핵우산은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억지력이 될 수 있다"고 옹호했다. 반면 퇴임 예정인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유럽이 (안보에 대한) 미국의 관여를 포기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유럽의 자체적인 핵우산 논의가 유럽에 대한 미국의 안보 퇴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후 평화 유지를 보장할 '의지의 연합' 구성을 위한 논의도 시작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협정이 체결되면 이를 감시하기 위해 유럽 군대를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지난 3일 영국 랭커스터하우스에서 18개 유럽 및 캐나다 특별 정상회의를 주최하고 이 계획을 제안했다. 현재까지 영국, 프랑스, 튀르키예, 아일랜드, 호주 등이 공개적으로 참여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아직은 논의가 초기 단계인 만큼 상황은 유동적이라고 영국 당국자들은 전했다.

프랑스는 오는 11일 우크라이나에 전후 군사적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된 유럽 국가들의 군 참모총장과 회의를 개최한다. 파리 방위전략 포럼을 계기로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마크롱 대통령이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