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예산안 - 필수·지역의료 확충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3000억
필수의료 8개과 수련수당 지급
달빛어린이병원 ‘45곳 → 93곳’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도 늘려
내년 정원 대폭 늘어나는 의대
시설 · 기자재 확충 등 4877억
정부가 의료 개혁에 향후 5년간 국가 재정을 10조 원 규모로 투입하는 것은 필수·지역의료를 정상화하겠다는 정책적 의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의료가 국방·치안처럼 국민 안전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국가 재정을 대규모로 투입해 필수·지역의료 붕괴와 왜곡된 보상체계 등 구조적 문제를 고치겠다는 것이다. 내년부터 정원이 대폭 늘어난 의대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 2030년까지 2조 원 넘게 투자해 의사를 배출하는 데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27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정부는 앞으로 5년간 필수·지역의료를 되살리기 위해 20조 원 이상 투입한다. 국가재정과 건강보험에서 각각 10조 원, 10조 원+α를 투자한다. 정부 재정은 △전공의 수련 국가지원 △필수의료 확충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필수의료 연구·개발(R&D) 지원 등 5대 핵심 분야에 집중 투자된다.
우선 전공의 수련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국가 재정이 지원된다. 내년 수련 비용을 전공의 9000명에 지원하는데 교육비 등 직접비용 3000억 원이 투입된다. 필수의료 수련 수당(월 100만 원)을 받는 전공의도 올해 360명에서 내년 4600명으로 늘어난다. 필수의료 수련 수당은 소아청소년과에 유일하게 지급됐지만 내년부터 8개 과 전공의들이 받게 된다. 해당 진료과는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신경과, 신경외과다.
필수의료 지원도 보강된다. 아이들이 휴일과 야간에 치료받을 수 있는 달빛어린이병원은 올해 45곳에서 내년 93곳으로 2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도 12곳에서 14곳으로 늘린다. 소아암센터 5곳 장비를 25억 원을 들여 확충해 암 치료 역량도 강화한다.
내년 지역의료엔 6000억 원 투자된다. 이는 권역책임의료기관 중환자실과 수술실 시설·장비를 현대화하고, 지방의료원 기능 강화를 위한 운영비로 쓰인다.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를 도입해 지역 의료인력도 확보한다.
의료사고 안전망도 구축해 불가항력 무과실 분만사고의 보상한도를 3000만 원에서 3억 원으로 확대한다. 의사과학자 양성과 지역거점병원 R&D에도 약 3000억 원 지원된다.
교육부는 내년 정원이 큰 폭으로 늘어나는 의대의 교육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예산 4877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의학 교육 질 제고를 위해 투입되는 예산은 의대 관련 4048억 원, 국립대병원 관련 829억 원이다. 의대 관련해선 국립대 의대의 시설·기자재 등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1508억 원이 지원된다. 기존 시설을 리모델링하거나 신규 시설을 건립하고, 의대 교육 단계에 따른 실험실습 기자재를 갖추는 데 사용된다.
내년 국립대 의대 교수가 330명 늘어나는 데 따른 인건비 지원 규모는 260억 원이다. 사립대 의대에도 사학진흥기금 융자자금 1728억 원을 1.5% 저금리로 지원한다. 의대 교육혁신 지원을 위한 예산은 552억 원으로 국립대와 사립대 의대에 모두 투입된다. 이 밖에 국립대병원에 829억 원을 투입해 의대생·전공의의 모의 실습을 위한 임상교육훈련센터 건립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2030년까지 (의대 교육 질 제고 예산을) 추계해 보면 2조 원 넘게 소요될 것으로 본다”며 “의대 교육의 질이 개선되도록 재정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